
[제 5회 김기환 연구자상 수상자(두통, 감염, 신경안과, 평형질환 등 분야)]

#제5회 김기환 연구자상 시상 스케치(박재한 교수 대리수상)




중추신경계 급성 염증 원인을 조기 분류하고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해 주목된다.

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경민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최보규 강사 연구팀은 뇌척수액 내 면역 세포의 삼차원 구조 이미지를 활용해 중추신경계 질환의 감염 원인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뇌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질환을 부르는 중추신경계 급성 염증은 발생 원인이 매우 다양한데 주로 미생물에 의한 감염으로 각 병원체에 따라 확진 검사가 다르고 특정 검사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임상에서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증상에 기반한 경험적 치료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중추신경계 감염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AI 기반의 중추신경계 감염원인과 예후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분석했다.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중추신경계 감염 환자 14명으로부터 총 1,427개 뇌척수액 면역 세포의 3D 영상을 수집하고, 면역 세포 구조 이미지를 활용해 감염 원인과 예후를 예측하는 딥 러닝 모델을 구축했다.

딥 러닝 모델을 이용한 중추신경계 감염 원인과 예후 예측 성능을 평가 결과, 면역 세포 1개를 대입했을 때 감염원인 예측 정확도에서 89% 성능을 보였다. 신경 질환 환자 예후 예측 정확도는 79%로 나타났다. 특히 각각의 예측 성능은 딥 러닝 모델에 더 많은 세포 이미지를 대입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졌다. 면역 세포를 5개 대입했을 때 감염원인 예측 정확도는 99%, 예후 예측 정확도는 94%에 달했다.
또 딥 러닝 모델이 세포핵 주변의 구조 차이를 확인해 예후와 원인을 예측하며, 세포의 질량, 부피, 단백질 밀도 등 정량적 지표를 예측에 중요한 요소로 활용하는 것을 확인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추신경계 감염 환자의 원인과 예후를 예측하는데 뇌척수액 내 면역 세포의 3차원 이미지를 활용한 첫 사례”라며 “연구에서 제시한 딥 러닝 모델이 환자 진단과 예후 예측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Advanced Intelligent Systems)에 게재되며 6월호 표지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 보건의료 R&D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다발성 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다른 자가면역질환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민주홍 교수와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인하대병원 신경과 권순욱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지난 26일 다발성 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의 자가면역 류마티스성 질환 발병 위험 분석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다발성 경화증 환자 1,987명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 2,071명을 연구에 등록하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난날부터 추적 관찰을 시작했다. 추적관찰 종료 시점은 자가 면역 류마티스성 질환을 진단받는 날 또는 관찰 종료일인 지난 2019년 12월 31일로 정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발성 경화증 환자는 추적 관찰을 시작한 지 평균 4.5년,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평균 4.3년 내 다른 자가 면역 질환이 새롭게 진단됐다. 특히 다발성 경화증 환자는 베체트병을 진단받을 가능성이 17.2배 높았다.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쇼그렌 증후군을 앓을 위험이 82.6배, 전신 홍반 루푸스를 앓을 위험이 30.8배 증가했다. 연구팀은 자가면역질환들의 공통적인 면역기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정상적으로 면역을 조절하는 T세포 대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Th1세포가 활성화되고 염증 유발 물질인 인터루킨17이 분비되는 면역 불균형에 의해 다른 자가면역질환도 발병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한국인 다발성 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에서 다른 자가면역질환 발생위험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베체트병은 한국을 포함한 실크로드 지역에서 흔한 질환으로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서 발병 위험이 높아진 이유로 비타민D 결핍, 흡연과 같은 공통 위험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또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 중 쇼그렌 증후군이나 전신 홍반 루푸스를 함께 앓는 경우 입원 기간이 더 길고 발작이나 하지 마비 등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도 보고된 바 있다.
민 교수는 “다발성 경화증과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진단 후에도 다른 자가면역질환 발병에 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며 “환자 진료 시 관련 질환 동반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메이요 클리닉 회보(Mayo Clinic Proceedings)’ 최근호에 게재됐다.
2025년 6월 14일 토요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제1의학관에서 2025년도 대한우울행동신경학연구회 춘계학술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신경계 질환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이해와 임상적 접근을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우울증, 행동장애, 환각 및 망상 등의 정신행동학적 증상에 대해 심도 있는 강의와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신경계 질환 환자는 우울증의 유병률이 높고, 인지 저하와 함께 다양한 행동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정신병적 증상은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뇌전증뿐만 아니라 내과 및 외과계 중증 질환 환자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모든 임상의가 숙지해야 할 중요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환각과 선망에 대한 기전적 이해, 정신병적 증상에 대한 약물 치료 전략, 뇌전증,파킨슨병·뇌졸중 환자에서의 정신증상과 수면장애에 수반되는 신경행동학적 문제 등에 대해 실제 임상에서 적용 가능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연자들이 사례 기반의 전문적인 강의를 제공하였습니다.
대한우울행동신경학연구회는 앞으로도 신경계 질환과 정신건강 간의 상호작용을 조명하고,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효과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한 학술 교류를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2025년 6월 28일(토), 서울 삼정호텔 라벤더홀에서 대한노인신경의학회 주관 춘계학술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노인 신경질환 관리와 디지털 헬스케어의 접목’을 주제로, 고령화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노인 신경질환의 진단과 치료,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와 임상 적용 사례를 심도 있게 다루는 시간이었습니다.
오전 교육 세션에서는 노인비만, 근감소증, 배뇨장애, 어지럼증 및 수면장애, 뇌전증 등 노년기에서 자주 접하는 증상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실제적 접근법이 소개되었으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Plenary session에서는 정상적인 노화와 인지저하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노화와 관련된 인지기능 변화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 결과와 적용 전략이 공유되었습니다. 또한 오후 세션에서는 인간으로서 피할 수 없는 노화와 뇌 노화의 발생 기전, 이를 지연시키기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발전 방향과 국내·외 전망을 깊이 있게 다루었으며, 패널 토의에서는 지속 가능한 노인 신경질환 관리 모델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최신 지견뿐 아니라 실제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 공유의 장으로, 참석한 회원들 간의 상호 교류와 공동 연구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대한노인신경의학회는 앞으로도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통합적 진료와 연구 기반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의대로 가는 중입니다」 의대를 꿈꾸는 청소년을 위한 필독서 15

책 읽기 좋아하는 신경과 의사가
의대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권하는 인생책 15권!
책을 좋아하는 신경과 의사가 의대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권하는 15권의 책을 모아 소개하는 일종의 메타북이다. 역사학자나 지리학자를 꿈꾸던 문자 중독의 저자는 어쩌다 의대에 입학했고, 재미없는 의학서만 읽으며 책과 멀어졌다가 제주도 공보의로 발령받으면서 다시 도서관을 찾게 된다. 그렇게 의학뿐 아니라 의학과 관련된 인문학, 신화, 문학, 예술, 철학 분야의 책을 두루 읽었다. 그러다 보니 의학에 대한 풍부한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몇 권의 책까지 출간한 저자가 되었다.
그동안 예비 의대생이나 초보 의사에게 권하는 책은,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 《닥터 노먼 베쑨》, 《암병동》, 《페스트》 등이었다. 물론 훌륭한 책들이지만 시대가 달라진 만큼 추천 도서의 목록도 바뀔 필요가 있다. 그래서《의대로 가는 중입니다》에서 선택한 책은, 비교적 최근에 출간되어 가독성이 좋고, 의학과 과학지식을 담고 있으며, 의사의 역할이나 자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고, 무엇보다 흥미진진해서 청소년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것들이다.
《메스를 잡다》는 수술의 역사라고 할 만큼 아주 특별하고 다양한 수술을 다루고 있다. 마취가 없던 시절의 수술부터, 팔레비 전 이란 국왕을 수술하다가 ‘VIP증후군’을 겪어야 했던 의사, 초고속 수술로 이름을 날린 외과 의사의 수술 이야기도 흥미롭다. 하지만 이렇듯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진 외과의사라도 환자에 대한 공감과 의학에 대한 권위가 더 필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이 눈길을 끈다.
그런가 하면《헨리에타 맥스의 불멸의 삶》은 직업윤리에 대한 책이다.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랙스 부인에게서 무심히 떼어낸 세포는 최초의 인간 불멸세포가 되었고, 연구책임자는 이 사실을 죽기 직전에야 공개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랙스 부인이 병원에서 무료로 진단과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환자의 몸에서 나온 것을 병원이 가져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50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진 헬라세포의 이야기는 의료윤리 문제가 반드시 극한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과 연구진들이 마음먹기에 따라 지금도 사회적 약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에세이로 분류할 수 있는《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는 비교적 덜 알려진 책이다. 호스피스 의사인 딸이 의사였던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깨달은 삶의 의미를 다루고 있다. 늘 딸보다 환자가 먼저였던 아버지에게 불만이었던 딸은 방송국 기자로 일했지만 테러로 크게 다친 후 의대에 진학한다. 의대 교육은 환자와의 감정 분리부터 배우기 시작하는데 이는 환자에 감정이입을 할 경우,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죽음과 고통에 대한 인간적인 반응을 억누르다 보니 사회의 보편적인 감정선에서 한참 동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많은 환자들이 이 때문에 의사와 병원을 불편해한다. 과연 의사는 환자 앞에서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고민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문학도 포함되어 있다. 《한씨연대기》와《젊은 의사의 수기》이다. 저자는 《한씨연대기》의 주인공 한 씨의 삶에서 부산의 슈바이처라 불린 장기려 박사를 떠올린다. 《젊은 의사의 수기》는 러시아의 초보 의사가 시골로 부임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평화로울 것만 같은 깡촌에 부임하자마자 절단기에 다리가 잘린 아리따운 시골 처녀가 실려 오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초보 의사를 보며 저자는 자신의 첫 환자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본다.
의학에 관한 15권의 책을 소개하면서 저자 자신의 의사 경험까지 담아낸 이 책은 청소년의 진로 도서이기는 하지만 일반인이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고 건강에 대한 상식과 교양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의대 입학을 꿈꾸는 청소년이라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큰 용기와 영감을 줄 수 있는 든든한 지적 자산이 될 것이다.


「오퍼레이팅 시어터 - 어느 의사의 영화 해부」

[책소개]
의학과 질병과 치유의 영화 이야기, 메디-시네마스코프(MediCinemascope). 의학 영화와 드라마는 단순히 질병만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의료진의 분투와 고충을 담아야 한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특정 치료법이 선택된 이유와 작품 속 의료 환경을 강제하는 사회제도, 더 나아가 역사적 관점까지 다루면 금상첨화.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과 질병, 의사와 의료제도 그리고 역사까지 모두 아우르고자 했다. 이를 위해 오퍼레이팅 시어터(operating theater), 즉 ‘수술 극장’에 훌륭하게 만들어진 의학 영화 40편을 올렸다. 그리고 이 작품들을 낱낱이 해부하고 그 안에 담긴 인간과 고통, 질병과 치유의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에서 세심하게 풀어냈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수술 극장에 오른 의사가 풀어내는 다채로운 영화 이야기
이 책에서 다루는 의학 영화의 폭은 매우 넓다. 의사나 환자가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질병이 주요 소재로 나오기도 하고 역사적 배경 속에 빛나는 의학적 성취가 발견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할 수밖에 없는, 잘 만들어진 영화 40편을 네 갈래로 묶어서 소개한다.
1부 ‘뇌와 정신의 세계’에서는 뇌질환과 정신의 병을 다룬 영화들을 말한다. 기면성 뇌염을 앓는 환자들, 정신의 병을 칼로 치료하려 했던 이야기 등이 하나씩 다가온다. 2부 ‘의사라는 존재’에서는 의사(또는 가짜 의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간염과 씨름한 시골 의사, 무의촌에서 의사 행세를 하던 사람, 나치를 지지하고 수용소에서 인종 청소의 부역자로 일했던 의사, 환자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 의사 등이 나와 눈을 뗄 수 없는 주인공의 서사를 만들어 나간다. 3부 ‘제국주의와 전쟁’에서는 열강의 침탈과 전쟁, 감염병의 고통 속에 살아야 했던 이들에 대해 풀어낸다. 마지막 4부 ‘새로운 발견과 도전의 순간’에서는 에이즈의 혼란기, 마리 퀴리의 삶, 초음파의 발견 등을 다루고 있다. 이렇게 다채로운 영화들을 의학사적 맥락에서 풀어나갈 때, 독자는 영화를 보는 새로운 관점과 의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따뜻한 위로와 공감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화일보 추천] 40편의 의학영화와 환자의 고통과 가족의 슬픔, 의료진의 분투를 분석한 책. 저자는 의학 영화의 배경을 ‘수술 극장’이라고 칭하며 특정 치료법이 선택된 이유와 작품 속 의료 환경을 강제하는 사회제도 등을 새로운 관점으로 살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