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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신경과의원 신동진 원장님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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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 교수님, 대한신경과학회보 구독자들에게 간단한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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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학병원에서 34년간 봉직생활을 퇴직하고 지난 2025년 4월부터 개인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신동진신경과의원 신동진 원장입니다.
개원초기에는 두렵고 막막하였으나 주변 선후배 동료들의 도움으로 차츰 안정되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의원은 대학병원과 달리 환자들과 많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서 질병뿐만 아니라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된 듯하여 마음이 뿌듯하고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많은 전문과목 중에 신경과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와, 신경과 파트 중에서도 뇌전증을 주로 전공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요?


의과대학 시절, 가장 흥미를 가지고 공부한 과목은 생화학과 약리학이었습니다.
항상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생화학 사이클을 반복해 외우고, 약리학적 기전에 몰두하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acetylcholine이었습니다.
신경계, 근육, 내분비 기능 등 다양한 영역에 관여하며 중간 조절자의 역할을 하는 점에 매력을 느껴, 이 분야를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내분비내과에 관심이 있었으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임상 과목 강의를 통해 신경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신경전달물질의 의미를 배우고, acetylcholine의 중요성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으며, 특히 김명호 선생님의 흥미로운 강의를 들으면서 신경과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1991년 신경과 전문의를 취득하였으나, 당시만 해도 신경과는 일반인들에게는 물론 병원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였습니다.
기존에 신경과 수련을 시행하던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신경과를 개설한 병원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김명호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인천 소재 중앙길병원에서 신경과를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마주한 과제는 바로 뇌파 판독이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세브란스병원의 이병인 교수님께 도움을 요청드려, 주 1~2회 병원을 방문하여 뇌파 및 뇌전증에 대한 과외 수업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뇌전증의 수술적 치료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뇌전증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가천의대길병원 뇌전증 파트 교직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특별히 의미 있었던 경험이 있으신지요?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뇌전증에 대한 편견을 타파하기 위한 인식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시민 대상 뇌전증 강좌를 개최하였습니다. 또한 환우들과 함께 음악회와 전시회를 열어 함께 시간을 공유하며, 그들이 실생활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민, 그리고 원하는 필요 사항들에 대해 경청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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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뇌전증 인식 제고를 위해 헌신하신 공로로 특별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교수님의 사명감과, 그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셨던 점은 무엇이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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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그로 인한 사회적 편견, 차별, 낙인 등은 환자들의 자존감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증상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뇌전증이라는 병증 외에 또 하나의 고통을 사회가 만들어 주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학회는 뇌전증 명칭 개정, 시민 대상 강좌, 방송매체를 활용한 공익광고, 교사 및 응급구조사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 등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는 뇌전증에 대한 행정적 지원 없이 개선의 지속성이 확보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 때문이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방안은 뇌전증 환자 지원을 위한 법률 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뇌전증 전문 교수들과 관련 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제20대(2019년 발의), 제21대(2020년 발의) 국회 회기 동안 관련 법률 제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실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편, 2024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뇌전증 및 기타 신경계 질환의 범국가적 지원체계 추진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며, 각 회원국에 제도적 대응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2025년 제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률 제정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① 국회소식 "3대 뇌질환 뇌전증 지원법 제정 필요"alt

 

② ‘뇌전증 환자 국가 지원법’ 발의…"국가 관리 미흡"alt

 

③ 뇌전증 환자 예방·치료·지원 위한 ‘뇌전증 관리지원법’ 빨리 제정해야alt

 

④ WHO '뇌전증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alt

 



인터뷰 마지막으로, 대한신경과학회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의사는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직업입니다. 환자가 없는 의사의 존립은 불가능합니다.
질병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마음까지 보살펴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사회 활동에도 많이 참여하여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의사가 되어 주세요. 많은 과목 중에서도 신경과는 신체 전반을 지배하는 신경계의 질환을 진료합니다.
작지만 큰 과목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진료에 매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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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신경과의원 배대웅 원장님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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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대웅 원장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신경과 의사로서의 저의 모든 역량을 키워준 가톨릭대학교 신경과학교실에서의 긴 의국생활을 정리하고 2024년 12월에 새롭게 동탄역에 ‘삶신경과의원’으로 개원한 배대웅입니다. 그 이외에 대한두통학회 보험이사, 대한평형의학회 정도관리위원, 대한통증연구학회 총무간사, 대한신경과학회 통증특위원/고시위원/교과서편찬위원으로 일하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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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함께 아우르는 신경과’라는 의미로 병원 이름을 삶신경과의원이라고 하셨는데, 조금 더 디테일한 의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삶 신경과 의원은 신경계질환 전체를 다루지만 특히 ‘두통’을 전문으로 합니다. 엉뚱한 질문이지만 두통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마저 죽일 수 있을까요?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영화 ‘디 아더스 (The Others, 2001)’에서 주인공 그레이스(니콜 키드먼 분)가 보여주는 편집증적 성격과 불안감, 빛과 소리에 대한 과도한 공포는 편두통 환자가 앓는 고통스런 삶의 크기를 다소 극적이지만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영화를 끝까지 본 관객의 반응은 대체로 당황스러운 쪽에 가깝습니다. 편두통이 심하고 고통스러웠기로 서니, 아무리 충동적이었다고는 해도 어떻게 자식을 죽일 수 있을까? 대학에서 두통을 오랫동안 보아왔던 저로써의 대답은 “정말 그럴 수 있다.” 입니다.
우리나라 대학병원에서의 진료수준은 누구나 알 듯 세계 일류에 속합니다. 하지만 진료수준이 반드시 의료수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료란 기술적인 것만이 아닌 환자의 삶을 함께 보는 인문학적 관점이 정말 중요합니다. 대학병원 진료에서 여러 여건으로 실현하기 어려웠던 환자의 삶의 질을 함께 보는 의료를 목표로 현재의 ‘삶을 함께 아우르는’ 삶신경과의원을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삶신경과의원의 미션은 ‘최고수준의 일차 진료와 더불어 환자의 삶에 귀 기울여 함께 동행하는 신경과’ 입니다. 이에 따른 비전으로 대학병원 이상의 진료와 가족 같은 따뜻함을 지닌 신경과를 표방하고 있고, 핵심가치는 ‘최고’, ‘경청’, ‘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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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두통치료로 유명하신 원장님의 노하우가 이번 개원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셨을까요?
또 두통치료(보톡스 등) 이외에 관심을 가지시는 다른 세부 분야가 있으신가요?


신경과 개원은 지역적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개원한 동탄은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입니다. 이에 가장 어울리는 대표적 신경과 질환이 바로 편두통입니다. 출산의 고통을 상회하는 지속적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검사상 뚜렷이 나오는 것이 없어서 그냥 ‘예민한’ 정신적 문제로 치부하거나 비용문제로 병원을 찾지 않고 약국 또는 비전문과의 진통제에 중독되면서 근근이 버티는 병이 바로 편두통입니다. 두통학회에서 다년간 임원으로 활동하고, 대학병원 교수로서 두통환자를 집중적으로 진료하면서 기른 역량이 두통전문병원으로써 삶신경과를 개원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노하우를 잘 살릴 수 있는 곳으로 젊은 도시 동탄을 선택한 것도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통 이외에 자율신경장애분야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진료를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통증과 자율신경은 한 형제와도 같이 서로 긴밀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자율신경장애만큼 여러 진료과가 난립하면서도 동시에 제대로 진료를 하는 병원은 적은 것을 개원 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학문적 근거에 기반한 정직한 진료와 치료를 무기로 자율신경장애의 표준치료를 적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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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신경과학회 통증실기워크숍 보톡스 실습 연자 강의


대학병원 근무시절부터 개원까지 여러 신경과 환자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혹은 즐겁거나 감동적이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오랫동안 근무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수원 지동에 위치해 있는데 인근 주민들의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 약물 과용 두통에 빠진 상태로 오시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는 기저의 치료저항성 만성 편두통이 너무 심해서 보톡스나 CGRP 항체치료 같은 고가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유전무병, 무전유병’의 현실을 느끼며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현황을 한탄하면서 힘들게 치료했던 경험들이 아직까지도 마음 무겁게 남아있습니다.
즐겁거나 감동적인 일들도 물론 무수히 많았습니다. 군대에서 혹한기 시절에만 발생하는 지옥 같은 두통으로 ‘갈굼’만 받던 병사가 보초서는 도중 총기를 사용한 자살생각까지 했었는데, 저에게 군발두통을 진단받고 치료를 잘하게 되면서 어느덧 건강히 전역하여 현재는 한 은행의 중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집안의 반대가 큰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두고 극심한 편두통이 발생했는데 집안에서 ‘꾀병’이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자살시도를 반복했던 여성분도 있습니다. 저에게 만성편두통 진단하 치료하게 되면서 두통도 좋아지고, 더불어 질환에 대한 이해를 가족들도 함께 하도록 도와주면서 결혼에도 결국 성공하여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같이 까페를 운영하는 부부 중 심한 편두통 여성분도 있었는데, 아무리 아프다고 해도 남편이 이해를 못하고 아랑곳하지 않다가, 그 남편도 나중에 편두통이 발생하며 저에게 같이 치료를 시작하셨고, 치료 마지막에는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힘든 병인데 부인에게 너무 무심했다.’고 참회하던 장면은 아직도 큰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모든 성공적 치료의 중심에는 단순 진료만이 아닌 환자의 삶을 함께 이해하려 했던 작은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앞으로 개원을 준비하는 후배신경과 전문의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경과는 그 어떤 과보다 병력청취와 진찰에 진심인 과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무슨 병을 진료하건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경과는 질환의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전문적 질환을 생각해 보시고, 그 질환의 배후수요가 풍부한 개원입지를 찾으시는 것이 성공적 개원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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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신경과학회 회원들께 전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그 어느때보다 복잡한 의료 상황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 함께 머리를 맞대 헤쳐나가는 화합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경쟁보다는 큰 화합의 여유를 가지는 의사가 되도록 저부터도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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