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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교수님 INTERVIEW



신경과 의사가 되기까지


1983년 가톨릭의대 졸업 후 의사의 부푼 꿈을 안고 성모병원 인턴생활을 시작하였다. 인턴생활 중 무슨 과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에 학생 시절부터 내가 재미있고 흥미를 가진 분야인 뇌과학과 관련 있는 과를 선택하기로 결심하였다 당시 성모병원은 신경과가 없어 신경외과가 유일한 뇌 관련 진료과였다. 당시 9-10월경 신경외과 의국장과 교수님에게 지원 겸 인사를 드리고 전공의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던 중 의료원 사무실에서 세브란스병원 신경과에 지원할 생각이 없냐고 연락이 왔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세브란스 초대 주임교수를 역임하시고 지금은 작고하신 故 김기환 교수님께서 본인이 오랜 기간 재직하던 성모병원에서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기신 후 성모병원을 위해 젊은 신경과 의사를 배출하여 성모병원에 근무케 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한다. 덕분에 나는 좋은 병원에서 신경과를 공부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당시는 신경과 레지던트 과정이 3년이어서 3년 후 군의관 생활을 마치고 1990년도 내 모교인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에서 전문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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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과 두통 전공분야 선택이유


당시 신경과 전문의는 너무 적어 큰 대학병원에 겨우 1-3명 정도 근무하는 정도였으며 자기 전문 분야를 공부하기에도 너무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오랜 기간이 지난 후 신경과 전문의들 숫자가 늘어나고 미국서 신경과를 공부하신 몇몇 선생님들이 국내로 복귀하면서 신경과도 각 세부 분야에 눈을 뜨기 시작하였다. 내가 근무하던 가톨릭의대는 부속병원이 8개로 신경과 의사가 자리 잡기까지 너무 오랜 기간이 걸렸는데 그러다 보니 실제 진료현장에서 자신의 전공분야만 진료할 수 없는 환경이 세부 분야 전공 선택을 더 늦게 만든 원인이었다. 진료를 찾는 환자 중 두통이 가장 많아 자연스레 두통 공부에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이상 운동 질환을 전공해야겠다는 마음은 뇌졸중이나 뇌전증같이 중환자를 다루거나 각종 검사 없이는 진료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의사 자신의 지식과 신경 진찰 만으로도 진료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 끝에 결정하게 되었다.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 대학으로 연수를 가게 된 이유는 당시 퇴행성 질환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유행이던 시기라 배아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에 흥미를 가졌기 때문이었다.

31년 교수생활 중 기억나는 에피소드나 아쉬움


강남성모병원과 서울성모병원에서 오랜 기간 교수 생활을 하면서 내 목표는 2가지였다. (1) 가톨릭의대 신경과를 획기적으로 확장 발전시키겠다는 목표, (2) 가톨릭의대 신경과를 마친 전공의는 신경과 분야 진료를 할 때 자신감을 가지게 해야겠다는 목표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꿈같은 목표일 뿐 의학은 그리 빨리 완성할 수 없다는 상식만 얻은 것 같았다. 성모병원에 신경과가 처음 개설 당시는 병원 교직원들 전부가 정신과와 혼동하고 있었고 신경외과의 견제가 상당하여 마음고생을 많이 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 환경인데 신경외과와의 갈등 구조 혹은 병원별 시스템을 정립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대한신경과 학회의 오랜 역사가 이런 여러 제약사항을 많이 개선시켰지만 신경과가 개원이나 봉직 그리고 대학에서조차 타과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학회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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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퇴직 후 개원을 하게 된 이유와 개원 후 실제 상황


65세가 되면 정년퇴직을 하게 되며 각 대학별 사정에 따라 촉탁 의사로 남게 될지, 타 병원에 봉직을 하게 될지, 개원을 할지, 집에서 쉴지를 결정해야 한다. 신경과 선배 교수님들 퇴직 후 현황을 보니 대부분 봉직을 하고 계셨는데 2-3년마다 이동하는 상황을 보고 한곳에서 오래 정착할 수 없다는 상황이 개원할 결심을 하게 되었다. 개원 준비와 실제 진료를 해 보니 젊은 의사에 비해 대단히 힘들고 스트레스가 심하다. 그 이유는 대학에서 진료와 연구만 하던 사람이 모든 개원에 대한 일을 스스로 해야 하고 잘 모르기 때문에 일일이 물어보고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느낀 점은 젊은 신경과 의사들이 개원하기에 너무 어려운 환경이란 사실이다. 이제는 개원 의사로서 신경과학회에 건의하고 싶은 세 가지 사항이 생겼다.

[신경과학회 건의사항]
① 전공의 시절 개원이나 봉직 시 수행 가능한 시술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후두부 차단술, 각종 통증 시술, 보톡스주사법, 편두통 주사법등이다.
② 개원시 학회 차원에서 도와줄 수 있는 전담기구를 설치해서 신경과 회원이 개원시에 적극적 교육 및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
③ 전공의 4년차 시기에 가능하다면 본인이 원하는 신경과 개원 선생님이나 통증클리닉 의원에 1-2개월 파견을 나가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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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신경과 의사들에게 하고픈 말


전공의 시절에 습득한 지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뇌졸중이나 뇌전증처럼 응급 혹은 중환자를 다루는 지식도 필요하지만 신경과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두통, 어지럼, 떨림, 통증, 치매에 대한 진단 및 치료법에 대해 폭넓은 지식 습득이 매우 중요하다. 그 뿐 아니라 시간 날 때마다 고혈압, 당뇨병 등 내과 질환에 대한 지식도 꾸준하게 쌓아두면 향후 신경과 의사 생활을 하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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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신경과 의사 열전 다섯 번째

  인터뷰어: 김상범 소통특임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인터뷰이: 한영수 원장(아름다운신경과의원)



다섯 번째로 찾아뵌 선생님은 서울특별시 강동구에 위치한 아름다운신경과의원 한영수 원장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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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행복한 신경과 전문의 한영수 입니다. 저는 93학번으로 전북의대를 1999년에 졸업, 중앙보훈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에서 1년간 뇌졸중 전임의 과정을 마친 다음 3년동안 종합병원에서 봉직의하고 2010년에 강동구 명일동에 아름다운신경과의원을 개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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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업을 하신 계기가 있나요?


A. 혜민병원에서 봉직의를 하는 중에 신앙생활을 하면서 의료선교를 정례화해서 가고 싶었는데 봉직의 생활에서는 가능하지 않아서 개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이름도 출석하는 교회 이름을 따라 아름다운신경과의원으로 했습니다.

Q.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개업을 하셨고, 통증을 주요 분야로 진료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지요?


A. 통증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한 건 아니었고 제가 전공한 뇌혈관질환 분야와 또 봉직의 근무 중에 신경전도, 근전도검사를 직접 하다 보니 이 분야를 중심으로 개업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두통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두통 외에 경추통증, 손저림을 같이 동반하는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통증을 주로 하게 된 계기는 제 환자 중에 골프장 캐디를 하시는 분이 손저림으로 방문했는데 신경계진찰과 신경전도검사를 해서 손목굴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약물치료를 했습니다.

그런데 호전이 별로 없어서 교과서에 있는 방법으로 긴손바닥근 힘줄과 손목 인대 옆으로 블라인드 테크닉으로 주사를 했는데 며칠 뒤 너무 손목이 아프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개원 초기라 너무 당황스러웠는데 다행히 연세신경과의원 한범기 원장님(*회보 117호 참조)께 연락해서 조언을 받아 추가로 약물치료와 필요한 경우 초음파유도 신경차단 방법으로 환자의 통증을 해결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신경근육초음파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여러 학회에 참석해서 배우고 동영상 강의를 보고 마침 병원에 있던 경동맥 초음파 장비에 탐색자를 추가하여 초음파를 저와 가족들에게 해 보면서 초음파를 잘 하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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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병원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희 병원은 환자들이 방문하시면 신경계진찰을 하고 신경근전도검사, 초음파검사, X선검사 등을 통해 병터를 정확히 국소화하여 진단한 다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경전도검사만 해서는 알 수 없는 힘줄, 인대와 같은 근골격계통증도 초음파검사로 진단하고 필요한 경우 초음파유도 통증차단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액치료에도 중점을 두고 있는데 항산화제 주사 치료를 많이 하고 있고, 그 밖에 자율신경검사(기립경사테이블검사 포함), 뇌혈류경동맥초음파검사, 골밀도검사 등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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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통증 환자를 진료하는 신경과 의사로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가 하루에 100명 정도 환자를 보는데 초음파유도주사로 통증차단을 하는 환자분들이 절반에서 1/3 정도는 됩니다. 나머지 분들은 두통, 어지럼증, 불면증,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계시는 분들인데 신경과는 이런 분들을 통증뿐만 아니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필수의료 몰락이라는 주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개원가에서는 피부, 미용 그리고 통증 등을 모두가 다루게 되면서 전문과의 고유한 특성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신경과는 신경과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막연히 통증 부위를 주사로 치료하기보다는 신경계축을 고려하여 뇌-척수-신경-근육계를 통합적으로 평가하면서 원인을 국소화하고 신경계에 병터가 없다면 혈관계나 관절근골격계 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유일한 전문과라고 생각합니다. 초음파로 신경근육 병터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맥경화증이나 동맥협착 그리고 정맥순환부전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신경과 수련에서 다양한 초음파검사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경과는 아직도 원인과 발병기전을 밝혀야 하는 질환도 많고 새로운 치료법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분야이기 때문에 앞날이 밝은 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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