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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복 교수님, 대한신경과학회 40주년에 대한 소회



「제41차 대한신경과학회 추계 학술대회 40주년 기념식 中」

▲대한신경과학회 창립 멤버 이상복 교수



대한신경과학회 40주년 기념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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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신경과 의사 열전 두 번째


인터뷰어: 김상범 소통특임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인터뷰이: 정종필 원장(서울아산신경과의원)



두 번째로 찾아뵌 선생님은 강남구 양재역에 위치한 서울아산신경과의원 정종필 원장님이십니다.


Q.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신경과 전문의로 개업한 정종필입니다.
저는 1997년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의, 신경과 전문의(2002) 및 말초신경분과 전임의(2005) 과정을 마쳤습니다. 봉직의사로 3년간 근무하면서 단기간 부원장 생활을 하고 나서 2008년 인천에서 의원을 양도받아 개원하였으며 2015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으로 이전한 후 지금까지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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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필 원장(서울아산신경과의원)



Q. 개업을 하신 계기가 있나요?


A. 언젠가는 개업하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개업의 특별한 계기는 없었는데 선택의 순간에서 잠시 고민하다 보니 결국 개원하게 된 듯합니다.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울산대병원 근무를 소개받았을 때, 가족들과 같이 있고 싶어서 집 가까운 곳에서 봉직의 생활을 시작했고, 봉직 중 같이 일했던 재활의학과 선생님이 먼저 개원하고 부원장으로 불러 주셔서 거기서 배우면서 진료했고, 그러다가 재계약을 선택해야 할 때 우연히 좋은 자리를 소개받아서 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처음에 대학에 남을지 여부를 조금 오래 고민했고 그 이후에는 큰 고민 없이 가족과 상의하고 선택해서 결국 개원까지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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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개업을 하셨나요?


A. 인천에서 양수 양도를 받고 개업했을 때는, 피부 미용까지 포함한 여러 과 진료를 다 해야 했습니다. 부족한 지식을 채우려고 책도 사고 여러 학회에 참석, 공부해서 어렵게 지식을 쌓았지만 진료에 만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주로 진료하는 환자군들이 통증 환자, 신경과 환자 그리고 만성질환 환자로 바뀌어 있더군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진료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자리로 옮겨서 통증과 두통을 주된 테마로 개원했습니다. 물론 다른 신경계질환도 진료하지만, 주된 환자군들은 두통과 통증 환자들입니다.

Q. 병원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희 병원에는 물리치료사 한 분과 간호사 한 분이 직원으로 계시고 저를 포함 총 3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병원 내 장비로는 신경근전도검사, TCD, 초음파 장비가 있습니다. 초음파로는 근골격계와 말초신경 검사를 하고 경동맥도 같이 검사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분야만 진료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다른 검사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경과 선생님들의 일반적인 특징이기도 한데, 저도 환자를 진료할 때 되도록 병력 청취를 자세하게 하여 진단뿐만 아니라 발병기전까지 머릿속에 그린 후 신경계나 근골격계 진찰을 진행하고 필요할 경우 초음파 검사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 환자가 제 진료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경청하고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환자분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알려드리는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Q. 통증을 주요 분야로 잡으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A. 노인병원 근무할 때였습니다. 환자 한 분이 hemiplegic shoulder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도와드리지 못해서 통증을 전공하신 동료 원장님께 진료 부탁을 드렸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해결하고자 여러 서적을 찾아보고 학회 및 세미나를 찾아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인 척추 도수 치료 워크숍에서 제가 허리와 둔부가 아픈 상태에서 한 강사님께 manipulation을 받고 순식간에 호전된 경험이 있었습니다. S1 radiculopathy로 생각되는 통증이었는데, 수개월간 고생하다가 한 번에 통증이 사라진 경험을 한 것이죠. 이후 그 학회에 들어가서 여러 통증 관련과 선생님들과 같이 공부하다 보니 어느덧 통증이 주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Q. 통증 환자를 진료하는 신경과 의사로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통증에 대한 공부를 처음 시작한 지 벌써 16년 정도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고 배울 것도 당연히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통증뿐만 아니라 전공영역인 신경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깊이 있게 들어 갈수록 어렵지만 알아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공부하는 것이 지루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논문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니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신적으로 힘들지도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처음 신경과 전문의가 되고 나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접하고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손목굴증후군 환자조차도 진단한 다음 약을 처방하고는 타과에 의뢰만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수련과정에서 신경병통증 외 접근법을 배운 적이 없고 약물 처방 이외에 다른 술기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통증 치료를 다른 과 선생님께 의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통증 분야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조금만 더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하면 신경과 의사들도 어려움 없이 통증 진료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경계진찰을 통해 병터의 위치를 찾는 훈련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리고 병력 청취를 통해 병터의 성격을 추정하고 최종 확인을 위해 검사하는 훈련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통증에 대한 접근도 사실 다를 것이 없습니다. 병력 청취를 통해 원인 병 터를 추정하고 신경계진찰과 비슷한 근골격계진찰을 통해 병터의 위치를 찾아가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근골격계진찰이 그렇게 어려운 검사가 아니었습니다. 각 관절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움직이되 원칙적으로 근육-힘줄처럼 근육 힘을 받는 구조물과 인대-관절낭처럼 근육 힘을 받지 않는 구조물로 나눠서 검사하면 간단한 근골격계진찰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근골격계 해부학에 대한 공부는 필요하지만, 침근전도검사를 수련받은 신경과 의사로서 이에 대한 공부를 조금만 더 하고 접근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나면 통증 유발 원인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할 수 있고 발병기전에 대한 이해만 추가된다면 치료 원칙도 어렵지 않게 세울 수 있습니다.

학문적인 면에서 시중의 많은 교과서와 학회의 교육내용들이 영상 진단과 술기 교육에 집중되어 있고 발병 기전에 대한 내용은 부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발병 기전에 대한 내용은 주로 염증 반응과 신경전달을 다루게 되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언급보다는 영상에서 보이는 병 터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부딪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고 공부를 하다 보면 이미 교과서에도 있지만 무지로 인해 몰랐던 사실을 재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지식들은 환자를 진료할 때, 그 환자의 상태를 이해하고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통증 정확하게는 nociception의 발병 기전에 대한 이해와 말초신경 및 중추신경에 대한 이해가 많은 신경과 의사들이 통증을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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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수년 전부터 대한신경과학회에서 통증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학회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시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는 술기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는데, 술기에 자신감을 얻게 되면 자연스럽게 통증 이론에 대한 접근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많은 신경과 선생님들이 통증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진료에 임해 주셨으면 합니다. 현실적인 면에서 통증 진료에 익숙해지면 개원가에서 진료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통증 병리에 대한 심화적인 접근이 이루어지면 현재 다소 부족하게 설명되고 있는 많은 통증 기전들이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 가능하게 되어 신경과 의사가 제대로 통증을 진단 치료하는 효용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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