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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랑 청담신경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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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에 2022년 3월에 개원한 ‘별이랑 청담신경과의원’ 원장 이순금입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이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뇌전증분야 전임의를 수료한 후 강릉아산병원과 서울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였고 국민연금 장애심사센터의 심사전문위원 그리고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임상연구센터에서 시험 책임자로 근무하였습니다.


2. 개업을 하신 계기가 있나요?


종합병원에서 외래환자와 입원환자들을 혼자 관리하면서 나름 보람을 느꼈지만 육아와 진료를 병행하기에 여러 측면에서 힘들었고 환자분들께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 비진료분야에서 근무를 하였습니다. 작년에 딸이 성인이 되면서 비로소 완전히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왔다고 생각했고 인생 후반기에 의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의 진료를 하기에는 개업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 개업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모든 개업의들의 공통된 어려움이라 생각하는 점은, 처음 개원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인테리어와 마케팅의 선택 등이 힘들었고 개원 후에는 행정적인 절차와 경영관리, 약품 재고 관리, 그리고 직원관리 등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인생의 다른 부분을 온전히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준비 기간에 체중이 6킬로 이상 빠질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의 문제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수시로 개정되는 검사와 약제 선택의 건강보험 급여 기준과 비급여 기준 그리고 실손보험 관련 처방과 관련된 행정 절차들이 힘들었습니다. 종합병원에서는 심사과에서 관리해주는 일명 심평의학 또는 실비의학이라 불리는 새로운 분야를 직접 관리하며 처방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있을 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 많다는 걸 수개월 겪고 나니, 대한신경과학회나 큰 대학병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들께 감히 이 자리를 빌려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사실 예전에 비하면 정말 많은 부분에서 노력해 주시고 계신 점에 감사드리고 있지만, 어떤 정책상의 문제를 자문해 주시거나 결정해 주실 때 개원의의 입장을 조금만 더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4.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개업을 하셨나요?


처음 개업을 할 때 주위의 다른 선생님들이 많이 하시는 통증, 도수치료, 수면진료 등의 특수 클리닉은 제 적성과 맞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종합병원 외래진료에서 경험했던 환자군들을 생각하면서, 전문적이지만 가깝고, 절차가 간단하면서 빠른 검사와 신경과 전문 진료가 가능한, 동네의 통합신경과(general neurology)를 통해 지역의 신경과 주치의가 되고자 하는 콘셉트를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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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부 전경



한번 진료를 보러 오셨던 환자분들 중에는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들을 모시고 진료를 보러 오셔서 설명과 조언을 구하는 분들도 꽤 계셔서 비록 병원 경영은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동네의 주치의가 된 느낌이 들어서, 다소 늦게 시작하였기에 조금은 덜 조급한 개원의생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5. 병원 소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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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이랑 청담신경과의원(청담프라자) 외관과 대한신경과학회 화분


별이랑(with JEJUS) 청담(Bethesda pond) 신경과의원(Neurological clinic)은 힘든 시기 밤하늘 별처럼 빛을 비춰 주신 예수님을 의지하며 치유와 위로의 신경과전문 클리닉을 지향하는 의원입니다. 한 명의 임상기사와 한 명의 간호사 그리고 한 명의 간호조무사로 구성되어 각자 맡은 일을 성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부족하고 약한 저를 원장으로 세우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선하고 따뜻한 영향을 전하는 의료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병원 소개의 기회를 주신 대한신경과학회에 감사드립니다. 대한신경과학회가 나날이 발전하길 기도하며 모든 회원님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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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신경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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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2022년 1월 24일 서울 신림에 신림 신경과로 개원한 강석재 입니다. 저는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였고 한양대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받고, 한양대병원에서 movement 파트의 전임의를 수료하였습니다. 이후 H+ 양지병원에서 7년간 봉직의 생활을 하다 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2. 개업을 하신 계기가 있나요?


종합병원에서 계속 근무를 하며, 여러 신경과 환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H+양지병원에서 신경과를 2016년 처음 갔을 때 신경과 과장 1명이서 신경과를 운영을 하고 있었고, 점점 규모를 확장해 나가며, 2017년도 신경과 과장 2명, 2019년도 3명으로 늘어나며 유지 중이었습니다. 이후에 잘 정착이 되나 싶었는데, 2020년도 코로나가 발생하였고, 이런저런 이유로 과장님들이 계속 바뀌는 것들을 경험하게 되었고, 코로나 백신을 맞기 시작하면서 두통, 어지럼증 환자들이 많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더 많은 환자를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과장들의 퇴사로 인한 일의 로딩 증가 등이 겹치면서 좀 지치기도 하고, 마음대로 일들이 진행되지 않구나를 깨달으며 개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3. 개업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개업을 하시는 모든 원장님들이 겪을 만한 어려움들은 다 겪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일단 자리 선정 시 임대계약을 하고, 하고자 하는 콘셉트에서 필요한 면적이 모자란 것을 인테리어 설계 기간 중 알게 되고, 계약 파기를 하고 다른 곳을 재계약을 하는 그러한 경험을 하고 현재 자리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도면으로만 생각하던 공간과 실제의 공간의 차이가 있는 것들을 보면서 공사 중 설계 변경을 하게 되고 현재의 공간으로 재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개업 이후에도 수면검사실을 운영하며 소음 문제로 인한 재시공을 하는 정도의 어려움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개업을 하셨나요?


신림 신경과는 신경과 질환을 보는 병원입니다. 신경과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 중에서 가장 많은 환자는 두통과 어지럼증입니다. 신경과 전문의 중에서도 편두통이나 어지럼증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차 진료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있고,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것이 병원의 콘셉트라 하겠습니다. CT or MRI 와 같은 영상 검사가 필요한 경우 근처 병원으로의 연계하고 있어 빠른 시일 안에 검사가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면장애 특히 수면무호흡증이나 불면증 환자 중 제대로 된 진단을 못 받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진료와 치료를 위하여 수면검사실 현재 2실 운영 중에 있으며, 3실까지 확장하여 운영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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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검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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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경사테이블 검사



5. 병원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림 신경과는 신림역 7번 출구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현재 원장인 저와 직원 5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검사실 7개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면다원검사, 뇌혈류 초음파, 자율신경검사, 뇌파검사, 근전도/신경전도검사, 전정기능검사 (비디오 안진 검사), 유발전위검사 (BAEP, VEMP) 등의 대부분의 신경생리검사가 가능한 병원입니다. 많은 신경과 환자들이 신경과가 아닌 다른 과에서 적절한 진료를 못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차의료에서부터 저변이 확대되어서 신경과 진료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러한 병원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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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신경과의원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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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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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전공의 생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전공의들의 슬전생


  편집_최소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전공의 4년차)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전공의들이 바쁜 병원일상을 슬기롭게 해 나가기 위한 활력소로 어떠한 취미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R4 최소연 전공의

걷기에는 많은 장점들이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둘이 함께해도 좋지만 오롯이 나 혼자서도 즐길 수 있다는 점, 또 스치는 배경들이 계속 바뀌어 심심할 틈이 없다는 점입니다. 저는 걷기를 좋아해서 경희대학교를 다닐 때는 성북천과 청계천, 제기시장을 자주 걸어 다녔고 삼성병원 전공의로 일하기 시작하면서는 양재천을 자주 걸었습니다. 의학전문대학원 생활 중에는 시험이 끝나고 지친 마음을 달랠 겸 서울에서 본가인 인천까지 30km쯤 되는 길을 아침부터 밤까지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을 만큼 의미 있지만 한 번으로 충분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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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풍경


이런 저에게 딱 맞는 행사가 올해 5월에 수면센터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한 달 동안의 걸음 수를 합한 <제1회 수면센터 걷기대회>에서 1등 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했는데 생각지 못하게 중간 1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는 '나도 무언가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회식 끝나고도 동기와 함께 한시간이 넘는 길을 걸어오고 주말에는 어디를 산책할지 경로를 생각하곤 하면서 걷기대회에 몰두하였더니 1등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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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수면센터 걷기대회 시상식 (우)회식 후 동기와 함꼐하는 산책


졸국이 얼마 안 남은 지금, 돌아보면 지난 4년간의 전공의 생활은 배경이 심심할 새 없는 장거리 걷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 위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 덕분에 또 하나의 장거리 걷기 완주가 코앞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의국에서의 지나온 장거리 걷기 코스에 애정을 담아 이 글을 적을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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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3 박정호 전공의

대학생 때부터 다양한 것을 좋아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여행도 자주 다니고 맛집 탐방도 하며 취미 생활을 꾸준히 하면서 지내왔습니다.

특히 저는 음악 감상을 좋아했고 음악과 더불어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예과 때는 밴드 동아리에서 드럼을 맡았습니다. 본과 때부터는 몸을 움직이면서 하는 게임을 꾸준히 많이 했고 한때는 대회 상위권에 들 정도까지도 했습니다.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못 하지만 신경과 의국에서 전공의 생활을 보내면서 당직을 버틸 수 있는 체력적, 정신적 원동력이 되어 왔습니다. 또, 단순히 게임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대회 주최도 하고 다른 대회도 참여하면서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칵테일에 도전을 해보고 있습니다. 처음에 재료를 갖추고 레시피를 찾는 데만 해도 꽤 많은 고생을 하였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다양한 조합과 다양한 맛으로 신선함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후배 전공의의 집들이에서 제가 만든 칵테일을 대접한 적도 있었습니다. 신경과 입국을 하면서 제 자신의 미숙함과 마주하고, 당직 생활을 하면서 힘든 적도 다소 있었지만 제 취미와 함께 하면서 알차게 전공의 생활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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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제 동기들 덕분에 지금까지 잘 생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힘들고 궂은일이 있을 때마다 같이 이야기하고, 술 한잔 기울이고, 시간이 나면 맛집도 같이 찾아다니고 하면서 함께 의국 생활을 해왔습니다. 뒤돌아보면 이 모든 시간은 저 혼자만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제 취미와, 제 동기들과 함께하면서 전공의 생활, 슬기롭게 보내고자 합니다.





R2 김기현 전공의

입국한지 어느덧 1년 반이 지나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처음 입국하였을 때 어색하였던 병동과 의국도 이제는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편안한 곳이 되었습니다. 가족 같은 편안한 분위기와 훌륭한 의국 선배님과 후배님 덕분에 즐겁게 전공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 여행을 좋아하여 이전에는 해외여행 다니는 것이 취미였지만 코로나로 최근 휴가 기간에 국내여행을 하였습니다. 더운 여름 시원한 바람과 바다, 산을 즐기기 위해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동해 산타 열차를 타고 정동진역을 향했습니다. 정동진은 전국 최고의 해돋이 명소로 아름다운 바다가 보였습니다. 다행히 비가 온 직후라 시원한 날씨와 함께 바다를 즐겼습니다.

이후 산타마을의 분천역에 도착한 이곳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였습니다. 분천 산타마을은 분천역과 스위스의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을 맺은 후 국내 최초 산타테마로 만든 관광지로 산타 테마로 잘 꾸며져 있어 여름 크리스마스 느낌이 가득하였습니다.

분천역에서 V-train으로 갈아타 태백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협곡열차는 계곡과 깊은 산속을 지나가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절경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대합실을 가진 양원역에 멈추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기적’의 배경이 되었던 곳으로 깊은 산속 새소리와 계속 물소리만 고요히 들리는 곳에 대합실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맑고 푸른 계곡을 보며 어느새 태백에 도착했습니다. 태백은 대한민국에서 폭염, 열대야가 없는 곳으로 유명한데 역시나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선선한 바람이 저를 맞이해주었습니다. 동굴과 태백산 등의 줄기를 타고 땅속으로 스며들었던 물이 모여 생성된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을 둘러보고 여행을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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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협곡열차여행를 통해 강원도 산속을 지나가면서 훌륭한 절경에 감탄을 하며 국내의 좋은 명소들을 많이 다녀봐야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더운 여름 강원도 여행은 정말 좋은 선택지였으며 기회가 된다면 단풍 절정의 시기에 꼭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반복되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재충전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 여행은 꿈이자 삶의 힘이 되어주는 동반자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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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 이수인 전공의

의과대학 입학 전부터 신경과 의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신경과 1년차가 되고 나니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 만큼 힘든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다른 병원에 지원하지 않고 SMC 신경과를 택한 이유로 가장 먼저 ‘의국 분위기’를 꼽을 만큼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의 도움과 1년차 케어가 든든하고 훌륭해 씩씩하게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의 과중함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스트레스라서, 일 밖의 나의 삶을 조금 더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5월 즈음 문득 들었습니다. ‘나만의 공간’에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7월 중순 우선 전공의 기숙사를 탈출해 전셋집을 구했습니다. 요즘 제 삶의 가장 큰 취미는 집 꾸미기입니다.

레코딩 상태 따라서 CD보다 훨씬 못한 퀄리티에 치직거리는 노이즈가 섞여들기도 하지만 그 감성이 있는 LP도 한두 장씩 모으고 있고, 한때 한참 열과 성을 다했던 만년필 덕질도 다시 시작해 보려고 발동을 걸고 있습니다. 로망이었던 책상 그리드 인테리어도 시도해 보았고, 시간이 없어 돈이 생긴 바람에 원목 펜레스트도 들여놨습니다. 처음 입국해 당직실에 들여놓았던 행잉플랜트는 비록 2개월만에 고사했지만, 꿈꿔오던 플랜테리어와 시폰 패브릭 포스터를 늘어놓는 인테리어도 드디어 실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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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에 앉아서 케이스 초록을 쓰다가 영 마음에 안 들면 리클라이너에 앉아서 죽은 식물 잎을 뜯었습니다.


전공의 생활을 하다 보면 소품을 사서 고를 체력도 시간도 없어서 아직 집이 전체적으로 여백의 미로 들어차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공간을 나누고 싶어 얼마 전 의국 선생님들을 초대해 집들이를 했습니다. 평소 이런 이벤트에 정말 진심이라서 없는 시간 쪼개 집들이 초대장도 만들었습니다.

의국원이 총 10명인데, 그중 당직자 1명과 선약이 있었던 2명을 빼고 전원 참석해서 누군가가 “이 정도면 신경과 전공의 회의로 법인카드 써도 될 정도의 규모 아니냐”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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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들이 초대장: 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두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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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술을 한 병씩 들고 오셔서 사진에는 없지만 와인 네 병이 추가로 더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지원사격으로 과일과 마른안주를 준비해두고, 좋아하는 치즈를 사두고 집들이 전날 잠깐 짬을 내서 방울토마토 마리네이드까지는 준비를 했지만, 식사가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차에 모두가 술 한 병과 먹을 것을 지참해 풍족한 파티 테이블이 되었습니다. 상 위에 올릴 공간이 부족할 정도여서 본의 아니게 코스로 즐기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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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안주입니다. 브리치즈에 칼집을 넣고 꿀과 견과류를 뿌려서 전자레인지에 1분 돌려 크래커에 얹어먹으면 맥주와 와인을 무한정 마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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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참 인원을 위해 가볍게 맥주로 시작했습니다.



날이 제법 선선해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늦은 오후의 햇빛이 뜨거워서, 늦게 오시는 선생님을 기다릴 겸 가볍게 맥주로 시작했습니다. 한 캔씩 다 비워갈 때쯤에 지참한 술을 하나씩 맛보기로 해서 스파클링 와인을 뜯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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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차게 스파클링 와인을 따는 1년차 김성미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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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단기간에 가장 많은 칵테일을 만들고 가신 3년차 박정호 선생님



그리고 새로 장만한 언더락 잔과 하이볼 잔을 쓰고 싶어서 3년차 박정호 선생님께 칵테일을 부탁드렸습니다.

의국원들이 모이면 결국 병원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될 수밖에 없는데, 풀었던 썰을 또 풀고 어느 당직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또 해도 재밌기만 했습니다. 해가 떠 있을 때 모여서 먹고 놀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해가 져서 인테리어 로망 중 하나였던 거실 스탠드 조명만 켜고 따뜻한 전구 조명 아래에서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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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이 있어 일찍 가신 선생님의 멤버 교체 후

다음날 당직자들이 있어 적당한 시간에 파하고 다 같이 뒷정리를 했습니다. 돌아가는 선생님들을 배웅해 주고 집에 돌아오니 아쉬움과 쓸쓸함이 컸지만 곱씹을수록 재밌는 순간들뿐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생각만 하면 웃음이 나옵니다.

사람들과 먹고 마시는 일이 이렇게까지 즐거운 일인 줄은 몰랐지만, 따뜻하고 다정하고 내 편인 사람들과 함께 한 파티라 평생의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의국에도 길이 남을 이벤트였길 바라며, 킵 해두고 가신 술도 마시고 못했던 스위치 파티게임도 하러 또 모일 날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이 오기 전까지 집 꾸미기에 정진해 예쁜 소품을 조금 더 모아야겠습니다. SMC 신경과 선생님들, 다들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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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fe B;rain


아담스와 메릿이 궁금해서

  글_박지욱(제주 박지욱 신경과의원)




내가 아는 신경과 의사 중에 전공의 때 이미 ‘걸어 다니는 아담스’였던 사람이 있다. 환자도 열심히 보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그 친구는 아담스를 줄줄 외웠다. 아담스, 짐작하듯 신경과학 교과서의 대표인 Adams and Victor's Principles of Neurology이다. 신경과 의사라면 누구든 줄줄 외워야 했던 <아담스>를 지은 ‘아담스’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레이먼드 D. 아담스(Raymond Delacy Adams; 1911~2008)은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태어났다. 오리건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후 듀크대학교 의대를 졸업했다(1936년). 1951년부터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신경과에서 일했고, 하버드 의대 신경병리학 교수이기도 했다. 97세에 심장병(CHF)으로 보스턴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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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박지욱 사진.

TGA(transient global amnesia), myoclonus(asterixis), NPH(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CPM(central pontine myelinolysis) 등을 연구했고, CM Fisher 와 함께 뇌졸중도 연구했다. 신경계 중환자 치료 영역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으며, 걸어 다니는 신경학 백과사전이라 불렸고, 20세기 중반 최고의 신경과 의사였다.
우리가 소홀히 하는 공동 저자인 모리스 빅터(Maurice Victor; 1920~2001)는 캐나다 출신의 신경과 의사로 역시 하버드 의대 교수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 일했다. 81세에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의 공저인 Adams and Victor's Principles of Neurology는 1977년에 나왔고, 11판(2019)까지 나왔다(필자는 5판으로 공부했다). 11판의 편집자인 엘런 로퍼(Allan H. Ropper)로 역시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보스턴에 있는 브리검-여성 병원(BWH)의 신경과 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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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아담스’ 5판의 저자 소개. 박지욱 사진.

‘아담스’ 만큼이나 신경과 의사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메릿’도 있다. 메릿(Hiram Houston Merritt Jr.; 1902~1979)은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으로 컬럼비아대학교 의대와 뉴욕 장로교 병원(New York-Presbyterian Hospital(NYPH)/Columbia University Medical Center)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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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소장하고 있는 ‘메릿’ 9판의 저자 사진. 박지욱 사진.

그는 많은 제자들을 양성했고, 컬럼비아대학교 의대 학장(1958~1970)도 역임했으며, 역시 당대 최고의 신경과 의사로 알려졌다. 그의 연구 분야는 페니토인의 항경련 효과 연구를 비롯해, 뇌전증, CSF, 신경매독, 등등이다.
1968년에는 뇌출혈로 쓰러진 포르투갈의 독재자를 치료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그를 포르투갈로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시 10년 후에(1979년) 뇌졸중의 후유증과 수두증(NPH)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7세.
1955년에 단독으로 쓴 Merritt's Neurology를 출판했다. 현재는 14판(2021)이며(필자는 9판으로 공부했다) 최종판의 편집자는 뉴욕 마운트시나이 병원 및 의대 교수인 스테판 마이어(Stephan A Mayer)이다. 그는 컬럼비아 의대에서 수련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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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튼의 컬럼비아의대와 뉴욕장로교 병원(New York-Presbyterian Hospital(NYPH)/ Columbia University Medical Center). 박지욱 사진.

신경학 교과서의 양대 경전을 썼고 20세기 중반기에 최고의 신경과 의사였던 두 사람, 나이는 메릿이 10세 정도 많았다. 대충 보면 ‘아담스파(派)’는 하버드 대학과 보스턴을 중심으로 하는 반면 ‘메릿파(派)’은 컬럼비아대학과 뉴욕이 기반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뉴욕의 메릿이 말년에 신경계 질환을 앓았고, 보스턴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신경외과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보스턴의 아담스는 메릿보다 10년을 더 살았는데, 메릿이 입원했고 자신의 근거지였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으로 병문안을 갔을까? 적어도 아는 의사들에게 잘 봐 달라는 부탁은 했겠지? 동시대의 두 거인들 사이는 어떠했을지 궁금하다. 숨은 이야기를 아시는 회원님은 안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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