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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과학회 회원을 위한 통증 CME 교육

[2023년 3월] 오른쪽 발 바깥쪽의 저림을 호소하는 56세 남자


글_오세호(오즈신경과)


고령화와 당뇨병 환자 증가 등의 이유로 발의 시림이나 저림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발 통증의 53% 정도는 신경의 이상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중 뒤꿈치 부위의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증례


56세 남자가 한 달 전부터 오른쪽 발 외측으로 저림 증상이 있어 내원함. 환자는 2달 전 당뇨병을 진단받았는데 당뇨병 합병증인지 검사하기를 원하였음. 오후에 증상이 심해진다고 함. 요통은 없고 당뇨병 진단 후 걷기 운동을 많이 하였다고 함. 감각기능검사에서 양측 발의 통각은 큰 차이는 없었으며, 운동기능에도 양측에서 큰 차이는 없었음.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에서 양측 비골신경, 경골신경과 비복신경전도와 근전도에서 큰 이상은 나타나지 않았음. 내측족저신경(medial plantar nerve)에서도 양측에 큰 차이는 없었는데 소지외전근(abductor digiti minimi)으로 검사한 외측족저신경(lateral plantar nerve)의 복합근활동전위(CMAP)가 왼쪽보다 오른쪽에서 많이 감소되어 있었음. 양측을 비교하지는 않았으나 우측 소지외전근에서 시행한 추가 근전도검사에서 탈신경전위가 관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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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xter’s neuropathy의 가능성이 있어 악화인자인 지나친 걷기 운동을 다른 운동으로 바꾸도록 하였으며 소염진통제와 신경통 약제를 사용하면서 통증이 완화됨.



감별진단


발의 통증이나 저림과 시림 혹은 열감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데, 그 원인은 당뇨병이나 갑상선저하증, 류마티스 등의 전신질환 혹은 발 자체의 국소적인 수많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원인을 근골격계질환, 혈관 질환, 신경계 질환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물론 같이 겹치는 경우도 많은데, 어느 원인이 주요 문제인지를 감별하는 것은 치료에 차이를 가져오므로 중요하다. 또한, 신경계 문제는 전신성인지, 요천추부나 다리신경의 문제, 발 자체 신경의 문제로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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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xter’s neuropathy


Baxter’s nerve는 하종골신경(inferior calcaneal nerve)이라고도 하는데 외측족저신경에서 처음으로 기시되어(~82%) 발꿈치 밑으로 가로질러 주행하여 소지외전근을 지배하는 신경이다. 이 신경이 잘 눌릴 수 있는데 뒤꿈치 통증의 약 20%정도의 원인이라고 한다. Donald E Baxter라는 의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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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족저근막염과 유사하여 구분하기 어려우며 같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족저근막염과의 차이점은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처음 디딜 때 많이 아프지만 Baxter’s neuropathy는 지속적으로 눌리면 통증이 점점 심해져 오후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쉴 때도 통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발의 외측으로 전이통의 양상이 있고 이상 감각이 동반되면 좀더 Baxter’s neuropathy를 생각해야 한다. 족궁 부위에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소지외전근 부위의 발의 외측으로 신경통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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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눌리는 부위는 2부위인데 달리기 선수 같이 무지외전근(abductor hallucis muscle)이 발달된 사람이 발꿈치 안쪽 근육 사이에서 눌릴 수 있고 체중이 많이 실리는 내측종골융기(medial calcaneal tuberosity) 부위에서 잘 눌릴 수 있다. 이 부위에서 티넬징후(Tinel sign)가 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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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1. 임상증상과 진찰
A. Baxter’s nerve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으로 이루어져 있어 감각 이상을 호소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에서 감각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신경들의 감각 지배 영역을 알아두면 배제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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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새끼 발가락의 외전근력을 검사해볼 수 있는데 대부분 벌리지는 못하므로 손가락으로 안쪽으로 눌러보아서 버티는 힘을 양측을 비교해서 소지외전근의 근력을 검사할 수 있다.

2.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
A. 소지외전근(abductor digiti minimi)으로 검사한 외측족저신경(lateral plantar nerve)의 복합근활동전위(CMAP)를 양측을 비교
B. 근전도검사에서 소지외전근에서의 탈신경전위

3. 발 MRI or 초음파 검사
A. MRI로 이 신경이 잘 보이지는 않으나 소지외전근의 위축 등을 확인할 수 있고 골절, 종양과 건염 등을 감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B. 초음파 가이드로 신경을 차단하여 효과 여부로 판단

4. 엑스레이- 발꿈치 뼈돌기(plantar calcaneal spur)나 관절염 유무 등을 검사




치료


1. 악화 인자 조절
A. 체중 조절
B. 오래 서 있거나 과도한 걷기나 달리기를 지양함

2. 신경차단술
A. 스테로이드가 처음 효과는 좋을 수 있으나 힘줄과 주변 조직의 위축을 유발하면 나중에는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사용을 자제하여야 함

3. 소염진통제와 신경통 약물

4. 쿠션 좋은 신발과 실내에서도 실내화 사용

5. 발과 발목의 이완운동

6. 위의 방법이 효과가 없을 때 수술을 시도


Take home message
1. 발의 감각신경 분포를 잘 이해하여 어느 신경이 주로 문제가 있는지 의심하여 추가 검사 등을 실시한다.
2. 뒷꿈치 통증이 있는 경우 Baxter’s neuropathy 가능성이 있다면 신경전도검사에서 소지외전근에서의 복합근활동전위와 근전도검사를 양측을 비교하여 Baxter’s nerve의 손상을 평가한다.
3. Baxter’s neuropathy의 치료는 환자의 위험인자를 잘 살펴서 위험인자를 제거하고 약물치료를 해볼 수 있으며, 그래도 통증이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없이 신경차단술을 시행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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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tephen Offutt DP, Patrick DeHeer DP. How to address Baxters nerve entrapment. Podiatry Today. 2004 Nov 3;17(11).

2. Pomeroy, Gregory, et al. “Entrapment Neuropathy About the Foot and Ankle.”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Orthopaedic Surgeons, vol. 23, no. 1, 2015, pp. 58-66., doi:10.5435/jaaos-23-01-58.
3. Chundru U, Liebeskind A, et al. Plantar fasciitis and calcaneal spur formation are associated with abductor digiti minimi atrophy on MRI of the foot. Skeletal Radiol. 2008;37(6):505-510.
4. Dirim B, Resnick D, et al. Bilateral Baxter's neuropathy secondary to plantar fasciitis. Med Sci Monit. 2010 Apr;16(4):CS50-53.





[2023년 4월]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의 증상과 치료


글_윤별아(동아대병원 신경과)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은 taxanes, platinums, vinka alkaloids계열의 항암제가 흔히 유발하고, 항암치료를 받는 전체 환자의 약 68.1%가 경험한다. 국내 암 방생률은 2020년 통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482.9명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생존률이 증가함에 따라 암 유병자는 약 201만명으로 국민 25명당 한 명이 암유병자에 해당된다. 따라서 CIPN에 대한 신경과 의사의 이해가 점점 요구되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의 가이드라인1을 통해 CIPN의 임상경과와 치료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증상


CIPN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항암제는 oxaliplatin과 paclitaxel으로 모두 급성 감각신경병으로 인한 손발저림과 통증으로 나타난다. Oxaliplatin에 의한 말초신경병은 손발이 차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흔히 호소하며 인후통도 자주 동반된다. 항암제를 처음 투약하는 시점부터 증상이 나타나고 투약 후 2-3일째 가장 증상이 악화되었다가 서서히 호전되는데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으며, 치료를 반복할 때마다 통증 정도가 2배로 악화된다. Paclitaxel은 투약 수일 뒤부터 급성 신경증상과 함께 관절통이나 근육통이 흔하게 동반된다. Oxaliplatin과의 차이점은 체간과 골반부위의 통증을 흔하게 호소하며 다음 항암제를 투약하기 전까지 상당수준으로 증상이 호전되고, 반복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크게 악화되지 않는다. 두 항암제에 의한 신경병이 만성으로 진행하게 되면 oxaliplatin의 경우는 상지 증상을 더 심하게 호소하며, paclitaxel은 하지에서 더 심한 증상이 나타난다. Oxaliplatin에 의한 신경병은 항암치료를 마치고도 2-3개월까지는 증상이 악화되었다가 서서히 호전되는데 상지에서 먼저 호전되므로 처음에는 양 손의 저림이 심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하지에 저림을 더 많이 호소한다. Paclitaxel에 의한 신경병은 치료종료시점부터 호전되기 시작한다. CIPN은 시간이 갈수록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환자의 1/3에서는 2년 이상 장기적인 증상을 호소한다. 따라서 환자들의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신경병 증상 자체에 의한 영향 뿐만 아니라, 신경병 악화에 따른 항암제의 용량조절로 인해 충분한 치료를 하지 못해 사망률을 높이기도 한다.



CIPN의 치료권고 가이드라인


1. 치료 전 말초신경병의 예방
A. CIPN을 일으키는 약제를 투약하기 전에 당뇨병이나 유전신경병 등에 의한 기존 말초신경병이 있는지 확인하고 신경병의 악화와 치료효과를 고려하여 투약을 시작한다.
B. 예방치료로 acetyl-L-carnitine은 권고하지 않는다.
C. 침요법, 운동치료, 냉동요법(cryotherapy)과 압박요법(compression therapy)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유의한 근거는 없다.
D. Retinoic acid, Amitriptyline, Calcium magnesium, Carbamazepine, Gabapentin/pregabalin, Glutamate, Glutathione, Metformin, Minocyclin, N-acetylcysteine, Nimodipine, Omega-3 fatty acid, Venlafaxine, Vitamine B, Vitamine E 등은 예방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으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2. 치료 중 말초신경병의 완화치료
A. 환자와 상의하여 항암제 용량을 감량하거나 투약 중단을 고려해 볼 수 있다.

3. 치료 종료 후 말초신경병의 치료
A. 통증이 지속된다면 duloxetine을 투약한다.
B. 침요법, 운동치료, 스크램블치료(Scrambler therapy)의 효과에 대한 유의한 근거는 없다.
C. Gabapentin/pregabalin, Tricyclic antidepressant, Oral cannabinoids 등의 치료 효과에 대한 유의한 근거는 없다.



Take home message
1. CIPN은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2/3에서 나타나므로 유병률이 매우 높다.
2. 유의한 CIPN 예방치료법은 현재까지는 없으며, 치료과정에서 신경병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항암제의 용량을 감량하거나 중단해볼 수 있다.
3. 항암치료 종료 이후에도 지속되는 통증에는 duloxetine을 우선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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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oprinzi CL, Lacchetti C, Bleeker J et al. Prevention and management of 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in survivors of adult cancers: ASCO guideline update. J Clin Oncol. 2020;38(28):3325-3348.





[2023년 5월] 좌골신경통으로 시작한 다발골수종의 척수 전이


글_이정환(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증례


67세 여자가 오른쪽 허벅지 뒤쪽과 엉덩이의 심한 방사통으로 왔다. 5년전 다발골수종을 진단받고, 추적하면서 최근까지 항암치료를 받았다. 척추와 오른쪽 골반 뼈로 전이가 확인되어 치료받고 있는 중으로 최근 뼈 전이나 그 외 혈액 수치는 안정된 상태이었다. 오른쪽 골반 뼈 골절을 정형외과에서 먼저 확인하였으나 특이 소견이 보이지 않아 척추MRI를 시행하였고, 경부에서 흉부에 이르는 다발 병터가 확인되어(Fig 1. A-E) 신경과로 의뢰되었다. 처음 진료 시 환자는 오른쪽 좌골신경통(sciatica)처럼 증상을 호소하였고, 그로 인하여 다리를 구부리지 못하였다. 그 외 신경학적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척수병변 이외 다발골수종 병터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추가적인 원인 확인, 증상 관찰 및 치료를 위하여 입원하였다. 이후 시행한 골반MRI상 특이 소견 보이지 않았으나, 입원 4일 후 환자는 왼쪽 다리의 감각 저하를 시작으로 가슴11(T11)분절 아래의 양쪽 감각저하와 근위약 및 심부건반사 증가를 보였다. MRI상 척수염과 다발골수종 전이와의 감별이 어려운 상태로 스테로이드를 먼저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후 점차 증상이 진행하였고, 3주뒤 시행한 추적 MRI상 병터의 증가(Fig 1. F-G)가 확인되었고, 척수액 세포검사와 골수검사 결과 다발골수종의 전이 가능성이 높아 혈액내과로 전과되어 항암치료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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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1. Whole spinal MRI on day 1 (A-E) and 21 (F-G). T1 gadolinium-enhanced sagittal (A, F) and axial images (D). T2 weighted sagittal images (B, G) and axial images on the cervical (C) and thoracic level (E).



고찰


척수병터가 해당 분절의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흔하지만 아래 분절의 신경자극상황에서 좌골신경통과 같은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드물다. 일부 증례에서 경부척수압박성 병터에 의하여 좌골신경통과 같은 증상이 유발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유발 기전으로는 척수병터가 상행하는 척수시상로를 압박하여 물리적 손상 혹은 압박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되어 나타난다는 설과, 하행하는 통증조절 경로의 손상으로 인하여 통증이 잘 조절되지 않아 느낀다는 설이 있다. 레르미트징후(Lhermitte sign)의 경우, 보통 첫번째 가설로 설명하는 징후이다. 이번 증례는 골반 혹은 척추의 말초신경이나 신경뿌리 압박으로 생각되는 통증이라도 그 원인이 상부 척수의 다른 원인에 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주의 깊은 병력청취, 신경학적 진찰과 적절한 검사가 필수적이다.



Take home message
1. 좌골신경통 혹은 요추간판탈출이 의심되는 통증에서도 실제 원인이 흉부 혹은 경부 척수의 압박 혹은 척수 자체의 문제일 수 있다.
2. 시의적절한 치료를 위해 주의 깊은 병력청취와 신경학적 진찰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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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han CK, Lee HY, Choi WC, Cho JY, Lee SH. Cervical cord compression presenting with sciatica-like leg pain. Eur Spine J 2011, 20(Suppl 2):S217-21.
2. Kozaki, T., Minamide, A., Iwasaki, H. et al. Funicular pain: a case report of intermittent claudication induced by cervical cord compression. BMC Musculoskelet Disord 2020, 21: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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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위원회Ⅰ: CASE CONFERENCE

[2023년 3월] Neuro-ophthalmology


글_강봉희(단국대병원 신경과)


CASE 1: 어지럼과 눈떨림을 호소하는 50세 남자 환자


건강하던 50세 남자환자가 갑자기 발생한 어지럼과 걸음장애, 안구 떨림으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8일전쯤부터 오한, 미열, 기침 증상이 있다가 4일전부터 어지럼이 발생하였다. 어지럼은 종일 지속되는데, 움직일 때 더 심해진다고 하였다. 눈떨림과 함께 주위 시야가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이로 인해 더 어지럽고 걷기 어렵다고 하였다. 그 외 구역, 구통, 두통 등의 증상호소는 없었다.

내원당시 발열은 없었고, 생체 징후는 안정적이었다. 신경학적 검진상 주시점을 바라보게 하였을 때 양안에서 불규칙하고 불수의적인 수평방향의 신속보기가 반복되는 안구된떨림(ocular flutter)이 관찰되었다. 수의적인 안구운동시 안구의 여러 위치에서 안구된떨림의 악화가 관찰되었다. 소뇌기능검사로 발꿈치정강이검사에서 양다리의 운동실조가 관찰되었다. 다리를 벌리고 혼자 서기는 가능하였으나, 불안정한 걸음으로 부축이 필요하였다.

입원초기와 5일 뒤 추적관찰한 뇌 MRI 검사에서는 모두 정상소견을 보였다. 뇌척수액 검사상 9 cmH2O, 적혈구 0/mm3, 백혈구 178/mm3 (림프구 97%), 단백질 124.2 mg/dL, 포도당 129 mg/dL로 백혈구와 단백질이 상승되어 있었다. 가능한 여러 virus, bacteria 등에 대한 PCR, 항원 검사, 그람염색, 배양검사 등에서 모두 음성이었고, 신생물딸림항체검사도 음성이었다. 강글리오사이드항체검사(GQ1b, GM1, GD1b)도 모두 음성이었다. 상세불명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수막뇌염으로 임상적으로 가장 흔한 바이러스를 고려하여 우선 acyclovir 치료를 시작하였다. 어지럼과 걸음장애는 2주가량 지속되는 경과에 고용량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5일간 시행하였으나 전혀 호전이 없었다. 증상 발생이후 1달의 경과가 지남에도 호전이 없는 상태로 면역글로불린 주사와 baclofen 약물치료를 진행하였고, 이후 눈에 띄는 증상호전을 보이면서 약 1-2달의 시간을 두고 완전히 호전되었다.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중에 주시점을 벗어나는 자발안구운동이 신속보기로 발생하는 경우 신속보기침범(단속적) 또는 신속보기진동(연속적)이라고 한다. 사이간격(intersaccadic interval) 없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신속보기진동이 모든 방향으로 무작위적으로 나타나면 안구간대경련(opsoclonus), 수평 방향에 국한되어 나타나면 안구된떨림(ocular flutter)이라고 한다. 이 증례는 부감염성 수막뇌염 증상으로 안구된떨림을 보인 사례로 적극적인 면역치료를 하면서 호전을 보였다. 원인이 불분명한 상기도 감염 이후 유발된 면역반응으로 뇌간 혹은 소뇌의 기능장애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2023년 4월] Stroke


글_김준엽(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Case 1: 경동맥 스텐트 시술 후 언어 장애를 호소한 76세 남자 환자
-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뇌과관류증후군에 대한 위험인자 및 치료 방법


76세 남자 환자가 우측 편마비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여 지속되었고, 증상 발생 후 다음 날 내원하였다. 1주일 전부터 반복적으로 우측 편마비가 1분 이내로 발생하였다가 회복된 병력이 있었다. 과거력으로 당뇨병과 협심증으로 6년 전 관상동맥풍선성형술 및 스텐트 삽입술을 받고 clopidogrel을 포함한 약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내원시 촬영한 brain MRI + brain MRA + carotid MRA에서 좌측 중대뇌동맥 영역의 급성 뇌경색과 동측의 내경동맥 근위부의 심한 협착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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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 내원 당시 촬영한 뇌MRI, 뇌혈관 및 경동맥 MRA


증상을 유발한 좌측 내경동맥의 심한 협착에 대해 풍선성형술 및 스텐트삽입술을 계획하였고, aspirin과 고용량 스타틴 제제를 처방하였으며, 뇌과관류증후군(cerebral hyperperfusion syndrome) 위험 요소 확인 위해 관류CT를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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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시술 전 관류CT


시술 전 관류CT에서 좌측 중대뇌동맥 영역의 심한 관류 저하가 확인되었다. 이후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였고, 시술 후 약 3시간 뒤부터 운동언어상실증(motor aphasia), 우측 편마비 악화가 새로 발견되었다. 시술 후 혈압은 대부분 수축기혈압 기준 140mmHg 이하로 유지되었으나 간혹 180mmHg까지 상승한 순간이 있었다. 스텐트 내부 혈전증(in-stent thrombosis)에 의한 색전성 뇌경색증의 재발 또는 뇌과관류증후군에 의한 증상 감별이 필요하여 관류CT를 다시 촬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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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시술 후 촬영한 관류CT에서 관찰된 과혈류증후군


시술 후 촬영한 관류CT에서 좌측 중대뇌동맥 영역의 CBF와 CBV가 증가하고, MTT, TTP는 오히려 반대측 뇌반구에 비해 증가되었다. 뇌과관류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수축기혈압을 120mmHg 이하로 labetalol을 이용하여 낮추고 환자의 증상은 약 5일에 거쳐 서서히 회복되었다.



고찰


뇌과관류증후군은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 내막절제술을 모두 포함하여 뇌혈관의 재관류 관련 시술, 수술 후 나타나는 임상 증후군이다. 뇌과관류증후군의 진단 기준은 아직 정립되어 있지 않다. 다만, 뇌관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술 또는 수술 후 신경학적 결손이 새로 발생하고, 뇌영상검사상 과관류가 증명될 경우 진단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cerebral blood flow (CBF)는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 또는 내막절제술 이후 증가하지만, 뇌과관류증후군은 CBF가 시술 전과 시술 후를 비교하였을 때 약 100% 이상 상승될 경우 뇌과관류상태로 진단한다. 뇌과관류증후군은 과거 내막절제술과 연관된 연구 결과 9-14%에서 발생한다고 보고가 있고, 최근에는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과 연관되어서는 0-3% 정도로 보고된 바 있다. 이 중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는 일부 소규모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대개 시술 이후 약 수시간 뒤에서 7일 사이에 가장 흔히 발생하나 1달 뒤에 발생한 보고도 있다.

손상된 뇌혈관 자가조절능이 뇌과관류증후군의 발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기본 병태 생리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증상은 대부분 없으나, 동반되는 경우 동측의 심한 두통, 경련, 국소적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 위험인자로는 동반질환으로 당뇨병, 오랜 기간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 hypertensive microangiopathy, 72세 이상의 고령, 3개월 이내 반대편 경동맥에 대해 내막절제술 또는 스텐트삽입술을 받은 경우, 경동맥 협착의 정도가 심한 경우 등이 있고, 뇌혈류와 연관되어서는 전교통동맥, 후교통동맥 등의 곁순환의 정도가 부족한 경우, 반대편 경동맥 폐쇄, 시술 전 관류가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 등이 있다. 시술 전후 인자로는 시술 직후 고혈압이 지속되는 경우,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등이 있다.

시술 직후 국소적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한 경우 우선 스텐트 삽입술 환자의 경우에는 스텐트 내부 혈전증에 의한 새로운 색전성 뇌경색이 발생하였는지, 혹은 뇌과관류증후군이 발생한 것인 것 감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관류CT를 촬영하여 관류상태와 CT상 급성 뇌허혈병변을 시사하는 소견이 새로 진단되었는지 확인하거나 MRI를 통해 뇌경색 또는 뇌출혈 동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이는 환자의 신경학적 또는 혈압, 맥박 등의 상태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뇌과관류증후군으로 진단될 경우 즉시 혈압을 낮추고, 경련이 동반될 경우 항경련제를 투여할 수 있으며, 선제적 항경련제 투여나 dexamethasone 등의 스테로이드 치료는 아직 입증된 바 없다. 이외 sedation, hyperventilation, mannitol이나 hypertonic saline 등의 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나 역시 이 또한 근거 수준은 미약하다. 따라서 미리 위험인자를 파악하고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Take home message
1. 뇌과관류증후군은 경동맥 내막절제술 또는 경동맥스텐트삽입술을 포함하는 재관류수술 또는 시술 이후 극심한 두통, 의식 혼돈, 국소적 신경학적 결손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대개 수 시간에서 7일 이내에 흔히 발생하며 1달 뒤에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2. 고령, 당뇨병, 고혈압, 시술 전 관류가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 경동맥 협착의 정도가 심한 경우, 곁순환의 정도가 부족한 경우 등이 발생의 위험인자이다.
3. 뇌과관류증후군으로 진단될 경우 즉시 혈압을 높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3년 4월] Epilepsy and Sleep


글_이우진(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Case 1: 갑자기 의식이 떨어지면서 경련을 하는 폐암 환자


69세 여자 환자가 갑자기 의식이 떨어지면서 묻는 말에 잘 대답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응급실에 왔다. 기저질환으로 폐 좌상엽에 선암(adenocarcinoma) 가 있었으며, 우하엽 전이가 있어 항암치료 중이었다. Pemetrexed-Cisplatin을 4차, pemetrexed를 12차 시행하였으나, 부분적 반응 (partial remission) 만 보여, 내원 16일 전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인 Atezolizumab 을 투여한 병력이 있다.

응급실 도착 직후 우측 반신에서부터 시작된 전신강직간대발작을 하였으며, 이후 30분-1시간 간격으로 같은 양상의 경련을 지속하였다. 뇌 MRI 상 급성뇌졸중, 전이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좌측 대뇌피질 전체의 T2 및 확산강조영상 상 고신호강도를 보였다. 뇌염증성기전 및 이로 인한 뇌전증발작으로 판단하여 뇌척수액검사를 하였으며, 검사 상 단백 2561mg/dL, 당 103/190 mg/dL, 백혈구342/uL (PMN53.8%, MN46.2) 로 상승해 있었다.

항암치료를 지속한 점, 내원 1주 전부터 발열 있었고, 뇌척수액 검사 상 백혈구 증가가 상당한 점 있어, 박테리아 및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뇌염 가능성을 먼저 생각하였고, vancomycin + ampicillin + ceftriaxone 및 acyclovir를 사용하였다. 시행한 지속적뇌파감시 상 좌측 대뇌반구 전체에 주기예파 (periodic discharge)가 있었으며, 뇌파 상 경련(electrographic seizure)가 10분에 한 번 꼴로 발생하는 뇌전증중첩상태였다. Levetiracetam, valproate, perampanel 등으로도 경련이 조절되지 않아 midazolam infusion을 하였으며, burst-suppression에 도달하였으나, burst pattern 이 highly epileptiform burst로, midazolam을 중지할 경우 경련 재발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다. Ketamine infusion 을 추가하였으며, NORSE치료법에 준하여 정맥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하였으며, 4일째 되는 날 burst-suppression및highly epileptiform burst는 호전되었다. 첫 날 시행한 혈청 부종양성증후군 마커 검사에서 Anti-Amphiphysin 항체가 검출되어, 면역관문억제제 관련 자가면역뇌염으로 진단하고, 적극적 치료를 위해 tocilizumab을 사용하였다. Tocilizumab 1차 사용 5일 뒤 환자는 의식이 완전히 회복되었고, 뇌파 역시 좌측 측두엽에 간간히 예파가 나오는 것 이외에는 호전되었다.

이 환자의 경우처럼,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자가면역기전이 촉발할 수 있으며, 자가면역뇌염 및 이로 인한 NORSE의 발생이 가능하다. NORS는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명확한 발병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가 50%에 달한다. 최근 NORSE의 치료법에 대한 권고에 따르면, 자가면역뇌염 항체 검사 등 자가면역 기전에 대한 적극적 검사, 72시간 내 steroid, IVIG 등1차 면역치료제 사용, 1차 면역치료제에 불응할 경우 7일 내 tocilizumab, anakinra, rituximab등 2차 면역 치료 사용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2023년 5월] Movement disorder


글_양희준(울산대병원 신경과)


Case 1: 입술을 반복하여 깨무는 증상으로 내원한 43세 여자 환자
- 유전성 무도증의 접근과 신경가시적혈구증가증(neuroacanthocytosis)


본 증례는 최근 2년간 반복적인 입술, 혀 등 구강 부위의 손상을 주소로 내원하여 말초혈액도말 검사 등의 혈액학적 검진, 뇌 MRI 등 신경영상, 유전자 검사 등의 여러 검사 수단을 통해 가시적혈구증가무도병(chorea-acanthocytosis)으로 진단한 환자이다.

무도증(chorea)은 신체 일부에서 다른 부위로 임의적이고 흐르는 듯이 퍼지는 (flow from one body part to another in random) 불규칙적이고 불수의적인 이상운동증(irregular and brief involuntary movements)을 지칭하며, 통상적으로 유전적인 원인에 의한 무도증(hereditary chorea) 및 약물, 감염, 대사성 질환, 자가면역 등의 다양한 이차적 원인에 의한 후천성 무도증(acquired chorea)으로 크게 양분할 수 있다. 특히 유전성 무도증의 경우, 헌팅톤병(Huntington’s disease)을 비롯하여, 척수소뇌실조증 17형, C9orf72 증후군, 치아적핵창백핵루이체위축증 (dentatorubral-pallidoluysian atrophy), HDL-2 등 대부분의 질환이 상염색체 우성의 유전 양상을 보이므로, 본 증례와 같이 유전성 무도증이 의심되나 상염색체 우성 유전이 아닌 경우에는 가시적혈구증가무도병 및 McLeod 증후군(McLeod syndrome), 뇌내 철 침착을 동반한 신경변성 (neurodegeneration with brain iron accumulation; NBIA), 미토콘드리아 질환 등의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시적혈구증가무도병 및 McLeod 증후군, NBIA 등은 모두 말초혈액도말 상의 적혈구에서 다양한 형태의 돌기(club)가 3~12개 정도로 불규칙하게 분포하는 가시적혈구(acanthocyte)의 증가와 뇌 MRI 상 기저핵의 위축 등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신경가시적혈구증가증(neuroacanthocytosis)에 속하며, 이외에도 혈액내 지질단백(lipoprotein) 이상과 말초신경병증, 감각성 실조증 등이 동반되는 familial hypobetalipoproteinemia, abetalipoproteinemia 등도 신경가시적혈구증가증에 포함된다. 본 증례에서 진단된 가시적혈구증가무도병은 염색체 9번에 위치한 VPS13A 유전자의 열성 돌연변이에 의한 것으로 주로 입술혀 근긴장이상증(orolingual dystonia) 및 무도증이 나타나며, 관자엽 뇌전증(temporal lobe seizure) 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전술한 말초혈액도발에서의 가시적혈구증가증 (acanthocytosis) 및 혈중 creatine kinase 및 liver enzyme 상승도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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