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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약제 사용 안내

글_주민경(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2018년 5월에 첫 번째 항CGRP항체인 Erenumab (Aimobig)이 미국 FDA승인을 받은 후, 다양한 항CGRP항체가 발매되어 편두통 치료에 큰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항CGRP항체 이외에도 CGRP억제제와 5-HT1f수용체 작용제가 이후에 미국 FDA 승인을 받고 사용되기 시작하여 효과적이면서도 다양한 편두통 치료제의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편두통 약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항CGRP항체


CGRP는 신체에서 통증을 전달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입니다. Goadsby와 Edvinsson이 CGRP가 편두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을 밝힌 후에 CGRP를 표적으로 하는 여러 치료제가 개발되었습니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CGRP 또는 CGRP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입니다. 최초로 발매된 Erenumab은 CGRP수용체를 표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후 발매된 Galcenezumab, Fremanezumab, Epitenezumab은 CGRP를 표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항CGRP항체는 기존의 약물과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습니다(표1).


▼ 표1. 현재 개발이 완료된 항CGRP항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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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예방치료약물과의 차이점으로는 (1) 1달 또는 3개월에 1회의 주사로 효과가 지속됩니다. 기존의 경구 편두통 예방약물은 반감기가 1일-2일이라 매일 약을 먹어야 했지만, 항CGRP항체는 반감기가 21-45일이라 1개월 또는 3개월에 1회 투여로 충분한 효과를 얻습니다. 적은 투여 횟수로 충분한 효과가 있으므로, 예방치료약물에서 흔히 나타나는 환자의 약물에 대한 순응도의 문제를 상당수 해결할 수 있습니다. (2) 삽화편두통과 만성편두통에 모두 효과가 있습니다. 기존의 편두통 예방치료약물은 삽화편두통과 만성편두통에서 구별되게 효과가 보인 경우가 있습니다. 보톡스는 만성편두통에만 효과가 있고, 삽화편두통에는 효과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는 만성편두통에 대한 효과가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개발된 4가지 항CGRP항체는 삽화편두통과 만성편두통에 모두 효과가 있습니다. (3) 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높고 일부에서는 두통이 소실됩니다. 기존의 임상시험 결과에서는 투여받은 환자의 약 50%에서 두통 일수가 약 50%의 감소가 관찰되고, 약 15%에서는 두통 일수가 75%에서 감소됩니다. 그리고 투여 받은 환자의 약 10%에서 두통의 소실이 관찰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예방치료약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결과입니다. (4) 부작용은 투여 부위의 통증과 발진 이외에는, 1-3%에서 나타나는 변비 이외에는 이렇다 할 부작용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기존이 약물들이 체중 증가 또는 체중 감소, 인지기능 저하, 어지럼, 졸림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약물을 변경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 경우를 고려하면, 현저한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2). 그러나 아직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점이 있어, 사용 시에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 표2. 항CGRP항체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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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두통학회와 미국두통학회는 2019년 각기 항CGRP항체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간하였습니다. 유럽두통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삽화편두통 또는 만성편두통의 경우에 사용을 고려하며, 2가지 이상의 다른 class의 예방 약물을 충분한 기간에 충분한 용량을 사용하여도 효과가 없는 경우에 사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삽화편두통에서는 다른 예방약물사용을 중단하며, 만성편두통에서는 기존의 예방약물사용을 유지하면서 투여하는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기존에 보톡스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보톡스를 중단하고 투여를 권고하였습니다. 투여 기간은 6-12개월 동안 투여하고, 이후 중단을 고려하라고 했습니다. 만약 3개월간의 치료에도 반응이 없다면 추가의 치료를 중단을 권했습니다. 미국두통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삽화편두통과 만성편두통에서 2가지 이상의 예방치료약물 투여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 투여할 수 있으나, 보톡스를 포함함 기존 예방치료약물의 유지에 대한 기준은 없습니다. 약물과용두통은 유럽두통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약물과용을 중단하고 투여하라고 하였지만, 미국두통학회에서는 이에 대한 특별한 기준은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2016년부터 Galcenezumab, Fremanezumab, Erenumab의 임상시험이 진행되었으며, 2019년 12월 2일에 항CGRP항체인 Galcanezumab(상품명 엠갈러티)의 사용이 시작되었으며, 2021년에는 Fremanezumab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 CGRP억제제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통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GRP를 화학적으로 억제하는 약물도 개발되어 급성기약물로 최근에 미국 FDA승인을 받았습니다. CGRP억제제인 Remegepant는 2020년 2월에 상품명Nurtec으로 승인되었고, 또 다른 CGRP억제제인 Ubrogepant는 상품명 Ubrelvy으로 2019년 12월에 승인되었습니다. CGRP억제제는 극소수에서 간효소치의 상승이 나타나는 이외에는 특별한 부작용은 없습니다. 치료군과 대조군의 반응율의 차이를 보는 치료적 이득(therapeutic gain)은 약 10%로 트립탄의 15-20%에 비해 낮아, 심혈관질병 또는 위험인자로 트립탄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나 트립탄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서 이차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급성기치료제인 Remegepant는 2일에 복용하는 예방치료제로도 연구 중에 있으며, 다른 CGRP억제제인 Atogepant도 예방치료제로의 연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3. 5-H1f수용체 작용제


5-HT1b/d/f수용체 작용제인 트립탄은 효과적으로 편두통 발작을 소실시켜 현재 편두통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혈관수축작용이 있어 심뇌혈관질환이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금기입니다. 따라서 심뇌혈관질환이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환자에서는 효과적인 편두통치료가 힘들었습니다. 5-HT1f수용체는 혈관수축작용이 없는 점에 착안하여, 5-HT1f수용체 작용제인 Lasmiditan이 개발되어 2019년 10월에 Revyvow 상품명으로 급성기치료제로 미국 FDA승인을 받았습니다. Lasmiditan은 치료적 이득이 20% 정도로 트립탄과 비슷하고, 어지럼이 약 10%에서 발생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어, 심뇌혈관질환 환자에서 일차 급성기치료제로 사용될 것입니다. 아울러 기존의 급성기약물에 효과각 없거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에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향후 한국에서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에 개발된 항CGRP항체, CGRP억제제, 5-H1f수용체 작용제는 기존의 편두통 치료약물과 다른 기전을 가지며 다른 특성을 가집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한국에서 사용이 가능하거나 곧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편두통 치료 약물은 기존에 치료할 수 없거나 치료가 곤란한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어 효과적인 편두통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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