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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신경과」 ep.1
주요 AI 플랫폼과 신경과 진료 활용법


  글_김도형(성균관대학교의과대학 삼성창원병원 신경과)

 


들어가며


인공지능(AI) 기술이 의료현장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신경과 의사들도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활용해볼 만한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미국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팔란티어(Palantir)는 대용량 의료 데이터 분석을 통한 보험 청구 패턴 분석과 진료 품질 개선에 활용되고 있으며, 한국의 의료진용 진료비 청구 검토 솔루션 닥플체크(DocCheck)는 진료비 청구 전 오류를 사전에 검토하여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티로(Tiro)와 같은 음성인식 앱은 초진기록지 작성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서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유용한 기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AI 기술 발전에는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첨단 연구와 일상 업무에 실용적으로 접목하는 다양한 접근법들이 있지만, 이외에도 개별 의료진이나 소규모 의료기관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AI 도구들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면서 의료 정보 보안의 중요성과 구체적인 보안 방안을 익혀 미래를 대비하는 접근법도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신경과 의사들이 AI 기술을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1회차에서는 현재 활용 가능한 주요 AI 플랫폼들의 특징과 신경과 진료 및 연구 등에 적용 방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범용 AI


ChatGPT - 범용 AI의 출발점

OpenAI에서 개발한 ChatGPT는 AI를 처음 시작하는 의료진에게 가장 적합한 플랫폼입니다. 무료버전과 유료버전 (Plus, 월 약 $ 20)을 모두 제공하며, 일상 대화처럼 자연스러운 질문과 답변이 가능한 직관적 인터페이스가 특징입니다. 한국어 지원이 우수하고, Plus 버전에서는 이미지 생성 및 분석 기능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신경과 진료 및 연구에서 ChatGPT는 AI를 처음 접해보기에 가장 적합한 도구입니다. "뇌전증 발작 시 대처방법을 그림 포함해서 쉽게 설명해줘"나 "뇌졸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가이드를 만들어줘"와 같은 요청으로 환자 교육 자료 작성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DAWN and DEFUSE 3 trials(뇌졸중 발병 6시간 후 혈전용해술 관련 대규모 임상시험)을 요약해줘"나 "ILAE seizure classification(국제뇌전증연맹 발작 분류)에 대해 설명해줘"와 같이 의학 문헌 정리에도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AI의 응답에는 Hallucination(환각)이 있을 수 있고 출처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중요한 의학적 정보는 의사가 직접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재검증해야 합니다. 또한 GIGO(Garbage In, Garbage Out) 원칙에 따라 질문의 질이 답변의 품질을 좌우하므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질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hatGPT는 모든 사용자 대상 모델 개선을 위해 대화 내용을 학습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환자 이름, 주민번호, 병록번호 등 개인식별정보나 구체적인 진료 기록, 검사 결과 등 민감한 의료 정보는 절대 입력하지 않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50대 남성 환자의 뇌졸중 증상"이라고 묻기보다는 "일반적인 뇌졸중 증상"으로 일반화하여 질문하는 것이 안전하며, 의심스러운 질문이나 응답이 있을 경우 즉시 대화를 종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ChatGPT 설정에서 데이터 제어 옵션을 통해 "모든 사용자 대상 모델 개선" 기능을 비활성화하여 대화 내용이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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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 - 구글 생태계 연동 특화

구글에서 개발한 Gemini는 병원 업무와 일정 관리에 특화된 AI입니다. 무료 버전으로도 충분히 강력하며, 실시간 검색을 통해 최신 정보에 즉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나 문서를 업로드하여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Gmail, 구글 드라이브, 캘린더와의 자동 연동 기능이 뛰어나서 일정 및 업무 관리에 특히 도움이 됩니다.

"학술대회 일정을 캘린더에 추가해줘"나 "답변이 급한 이메일들을 우선순위별로 분류해줘"와 같은 요청으로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림 2) 그리고 캔버스 기능을 이용해서 "논문 연구대상자 선정 플로우 차트를 작성해줘"나 "연도별 진료 실적을 그래프로 시각화해줘"와 같이 문서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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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mini의 이미지 생성 기능은 일관된 시점을 제공하며 한국어 표현이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운 편으로 ChatGPT의 이미지 생성과는 다른 특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모든 AI 서비스 사용 시 개인정보 보호에 주의해야 하며, 특히 이메일이나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자료가 포함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합니다.




Perplexity - 학술 검색 전문

Perplexity는 의학 논문과 최신 연구 검색에 특화된 AI 검색엔진입니다. 무료 버전에서는 기본적인 학술 검색이 일부 가능하며, 제한된 횟수와 간단한 요약/검색 결과를 제공합니다. 논문 링크와 참고문헌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며, 실시간 검색을 통해 최신 연구 결과를 즉시 반영합니다.

신경과 연구에 있어서는 논문 및 연구 검색에 활용해볼 만합니다. "2025년 뇌전증 신약 임상시험 결과 알려줘"나 "최근 6개월 이내에 발표된 어지럼증과 청력저하 동반 증례 논문 5개 찾아줘"와 같은 요청으로 최신 연구 동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검색 시 소스 선택에서 웹 검색을 비활성화하고 학술 검색만 선택하면 웹 검색과 함께 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신뢰할 만한 학술 논문 중심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림 3) 다만 Perplexity의 답변이라고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되며, 제공된 논문 링크를 직접 확인하여 정확성을 검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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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 파일 관리 및 자료 정리

Claude는 긴 문서 작성과 복잡한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AI입니다. 월 약 $ 20의 유료 서비스이지만 고품질 결과물을 제공하며, 매우 긴 문서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습니다. 체계적이고 일관된 분석이 가능하며, 문서를 업로드하여 심층 분석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또한 Claude Desktop 설치 후 GitHub(개발자용 코드 저장소)에서 MCP(Model Context Protocol, AI가 컴퓨터 파일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를 설치하면 개인 컴퓨터의 폴더와 파일들을 AI가 직접 접근하여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의학 문헌, 연구 자료, 진료 가이드라인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파일명 변경, 분류 등이 수월해집니다.

Claude MCP를 활용한 PDF 논문 파일명 자동 정리영상alt



다음 회보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지만, 기본적으로 개인의 지식 베이스를 AI와 연결하여 더욱 효율적인 자료 활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AI가 자료를 잘못 분류하거나 파일명을 부적절하게 변경할 수 있으므로 결과를 반드시 재확인해야 하며, 폴더 지정 시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환자 개인정보가 포함된 의료 문서가 있는 폴더는 절대 접근 권한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Genspark - 발표자료 자동 생성

Genspark는 발표 자료 제작에 특화된 AI로, 글로 정리된 원시 데이터를 제공하면 PowerPoint로 자동 변환해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유료 서비스(월 약 $ 10-20)이지만 깔끔하고 전문적인 템플릿을 제공하여 빠르게 프레젠테이션 제작이 가능합니다. 발표 준비 시 글로 자료를 정리한 후 Genspark의 AI 슬라이드 생성 기능을 활용하여 "수면다원검사 판독 방법 20분 발표자료 만들어줘"나 "원내 간호사를 대상으로 신경학적 검사 강의용 PPT 제작해줘"와 같은 요청으로 학회 및 교육 발표 자료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수면다원검사 호흡사건 발표자료를 Genspark AI로 PPT 제작영상alt



다만 생성된 발표자료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성 검증이 필수입니다.




2. 의학/과학 특화 AI 플랫폼들


OpenEvidence - 의학 지식 검색 전문

JAMA, NEJM 등 주요 의학 저널과 협약을 맺은 의학 문헌 검색 AI로, 의학 지식 검색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뇌졸중 후 재활치료 효과"와 같은 질문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의학적 근거와 참고문헌을 제공합니다. 다만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SciSpace - 논문 분석 및 이해 지원

학술 논문 읽기와 이해를 돕는 AI 도구로, 복잡한 논문을 요약하고 핵심 내용을 추출해줍니다. 유료 서비스(월 약 $ 10-15)이지만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논문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저장하는 기능이 유용하며, 대화형식으로 논문을 빠르게 검증할 때 본문 내용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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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ensus - 과학적 합의점 탐색

과학적 합의를 찾는 데 특화된 AI로, 특정 주제에 대한 학계의 의견을 종합해줍니다. 유료 버전(월 약 $ 10-15)에서는 "EKG로 OSA Screening이 가능할까"와 같은 질문에 대해 Consensus meter(논문들의 의견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0-100%로 보여주는 지표)를 확인해볼 수 있어 유용합니다. (그림 5) 또한 논문을 자연어로 검색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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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픈소스 AI


환자 정보 보호가 중요한 의료 환경에서 설치 후에는 인터넷 연결 없이 개인 컴퓨터나 원내망에서 실행 가능한 오픈소스 AI 옵션들을 소개합니다.



LM Studio - 가장 쉬운 로컬 AI

LM Studio는 ChatGPT처럼 친숙한 GUI(Graphical User Interface,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로컬 AI입니다. (그림 6) 일반 프로그램처럼 클릭으로 설치할 수 있어 의료진도 바로 사용 가능하며, 필요 모델을 자동으로 다운로드합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시스템 리소스를 많이 사용하며 모델 선택의 폭이 제한적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공식 사이트에서만 다운로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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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lama - 중급자용 로컬 AI

Ollama는 빠른 속도와 효율적인 연산으로 시스템 리소스를 최적화하는 로컬 AI입니다. 다양한 최신 모델을 빠르게 지원하며 API 연동과 스크립트 자동화가 가능합니다. 다만 터미널/명령어 사용이 필수이고 복잡한 설치 및 설정이 필요합니다. (그림 7) 공식 저장소 외 모델 사용 시 보안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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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AI 활용방안 및 주의사항

원내망에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EMR 데이터를 복사한 후 Excel로 정리하기, EMR 요약하기/보충하기, 셋오더 만들기 등이 가능합니다.

AI 서버를 탑재한 내부망 컴퓨터와 AI 서비를 활용하는 업무용 인트라넷 컴퓨터를 이용하여 오프라인 AI 환경 구축영상alt



예를 들어, 로컬 AI에 "원내 셋오더 공식을 제시하고 Na, BUN, Glucose 값만 입력하면 mannitol 사용 가능 여부를 알려줄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통해 임상 의사결정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그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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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AI 자체는 무료이지만, GPU가 설치된 오프라인 컴퓨터가 필요하여 높은 초기 비용이 요구되며, 비용 대비 범용 AI에 비해 성능이 아쉬운 편입니다. 오픈소스 AI 사용 시 백도어 위험, 데이터 유출 가능성, 미검증 모델의 안전성 문제 등이 있습니다. 의료진은 검증된 기관의 모델만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AI 입문자에게는 LM Studio를, 성능을 중시하는 경우 Ollama를 추천하되, 반드시 보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4. AI 플랫폼 선택 가이드


상황과 목적에 따라 적합한 AI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I를 처음 접하는 의료진에게는 ChatGPT 무료 버전으로 시작하여 환자 교육자료 작성이나 간단한 의학 용어 설명 등에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일상 업무 관리가 주된 목적이라면 Gemini를 활용하여 이메일 정리, 일정 관리, 문서 작업 등을 효율화할 수 있습니다.

논문 검색 및 연구 활동이 필요한 경우에는 목적에 따라 다른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최신 정보 검색에는 Perplexity의 학술 검색 모드를 활용하고, 의학 지식 검색에는 OpenEvidence를 고려해볼 수 있으나 아직 국내 출시를 기다려야 합니다. 논문 분석이 필요하다면 SciSpace를 활용할 수 있으나 신뢰도 검증이 필수이며, 학계의 합의점을 찾고자 한다면 Consensus를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자료 정리 및 파일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Claude의 MCP 기능을 활용하여 개인 컴퓨터의 의학 문헌과 연구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발표자료 제작이 목적이라면 Genspark를 활용하여 글로 정리된 원시 데이터를 PowerPoint로 변환할 수 있으나 정확성 검증이 필수입니다. 보안이 중요한 환경에서는 LM Studio나 Ollama 같은 오픈소스 AI를 원내망에서 활용하여 EMR 데이터 처리가 가능합니다.

의사 유형별로는 AI 입문자는 ChatGPT 무료 버전 하나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쁜 임상의는 ChatGPT, Gemini, (OpenEvidence)를 조합하여 일상 업무와 기본 AI 활용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연구 활동이 활발한 의사는 ChatGPT, Gemini, Perplexity와 함께 연구 특화 플랫폼들(SciSpace, Consensus)을 활용하여 통합적인 연구 환경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발표가 빈번한 의사는 위 조합에 Genspark를 추가하여 발표자료 제작까지 포함한 통합 활용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보안이 중시되는 의사는 오픈소스 AI(LM Studio/Ollama)와 범용 AI를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5. 안전한 AI 활용을 위한 마무리


AI를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때는 보안과 의학적 정확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개인정보를 절대 입력하지 않는 것입니다. 환자의 이름, 주민번호, 병록번호, 진료 기록 등은 어떤 경우에도 AI 플랫폼에 입력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부 서비스와 연동되는 AI를 사용할 때는 여러 의료진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 계정을 사용하면 다른 의료진과 데이터가 공유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고려하여 계정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Claude MCP 등에서 파일을 업로드할 때도 민감한 의료 정보가 포함된 문서는 절대 업로드하지 않아야 합니다.

의학적 정확성 측면에서는 AI의 응답이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인지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AI는 보조 도구일 뿐이며, 최종 진단과 치료 결정의 책임은 의료진에게 있습니다. 또한 AI 모델들은 특정 시점까지의 데이터로 학습되어 있어 최신 의학 정보가 반영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AI 기술은 신경과 분야에서 복잡한 진료 과정과 방대한 의학 지식의 활용 측면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AI를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전문성을 보완하는 도구로 현명하게 활용하는 것입니다.



다음 회 예고
다음 2회차에서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시스템과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활용한 더욱 고급 AI 활용 방법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개인 맞춤형 의료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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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잘알TV」 e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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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전해연」 신경과 전문의 해외 연수기
-강동경희대병원 김상범 교수편-
 

  글_김상범(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유럽국소마취통증치료학회
(The European Society of Regional Anesthesia and Pain Therapy (ESRA) Congress 2025)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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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한신경과학회 통증특임위원회가 마련한 해외 통증 실기교육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노르웨이 오슬로 정확히는 오슬로 근처인 릴레스트롬에서 개최된 ESRA 2025 (9/10-13)에 참석했습니다.

ESRA는 마취통증의학과가 주도하는 통증학회로, 국내에서는 마취통증의학과 선생님들이 주로 참석하고 있으며, 신경과에서는 처음 참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신경과 선생님들도 기회가 되면 통증치료 영역의 외연 확장을 위해 추후 많은 선생님들이 참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회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국소마취와 통증치료가 주된 관심사로 강의세션은 Expert Opinion Discussion, Live Demo, Panel Discussion, Networking Session, Pros & Cons Debate, Refresh Your Knowledge Session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워크숍 세션은 Hands-on 15개, Mini Hands-on 72개, Hands-on Cadaver 8개 등 총 95개로 학회 대부분이 실제 통증을 다루는 핸즈온 워크숍으로 이루어진 학회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모두 20명이 참석했으며 대부분 마취통증의학과로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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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주제는 다양한 만성통증과 CRPS 등 다양했는데 마취통증의학과 계열 학회라서 그런지 온갖 수술 후 발생하는 통증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대한 강의와 워크숍이 많았고, 개인적으로는 초음파유도 신경차단술의 대가인 Samer Narouze 교수의 강의와 모듈레이션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을 가져가서 사인을 받았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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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장 사메르 나루즈와 대표작인 초음파유도 통증차단술 교과서




마지막날 있었던 복부 수술 전후 근막면차단술(fascial block)이 시간낭비인지에 대한 찬반 논란 세션은 통증차단의 기전에서는 효과가 기대되지 않으나 실제 임상에서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유머(찬성 쪽의 안 아프면 그만이지 이유를 따지나)와 여유(반대쪽의 그 많은 문헌 검색을 waste of resources 라고 애써 깎아내림) 속에 흥미롭게 진행되었습니다. 2026년도 학회는 9/9-12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됨을 공지하며 나흘간의 학회는 종료되었습니다. 본 학회 참석을 통해 신경과에서도 국소마취/초음파유도 신경차단술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시행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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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노르웨이는 북유럽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5개국 중 8세기말-11세기에 바이킹 시대의 본고장이었고, 1397년 덴마크, 스웨덴과 칼마르동맹을 결성했으나 이후 덴마크의 지배를 받아 쇠퇴하다가, 나폴레옹 시대 이후 스웨덴과의 연합을 거쳐 1905년 독립하였습니다. 알프레드 노벨의 노벨상이 대부분의 시상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거행하지만 노벨평화상 만큼은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하는 이유도 양국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북유럽 5개국의 국기가 비슷한 이유도 칼마르동맹 이후 노르딕(스칸디나비아) 십자가를 공유하는 전통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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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노르웨이는 1969년 북해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고 이를 국영으로 운영하면서 국부펀드를 성공적으로 조성하면서 2024년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94660달러에 달하는 부국이 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학회 마치고 하루 트래킹을 다녀온 오다의 트롤퉁가 산 중턱 화장실에서도 따뜻한 물이 나오는, 온수에 진심인 나라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오슬로 공항에서는 안 나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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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다에서 보이는 하르당에르 피오르드, 트롤의 혓바닥이라는 트롤퉁가 바위



이번 해외학회 연수를 승인해 주신 대한신경과학회에 감사를 드리며, 대한신경과학회 회원의 통증 술기 진작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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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fe B;rain
아인슈타인의 뇌


  글_박지욱(제주 박지욱신경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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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버트 아인슈타인, 1947년. Public domain.


- 박사님,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 그럼 우리 프린스턴대학 부설 고등연구소(IAS)에서 일하시는 조건으로 연봉을 어느 정도 생각하시는지요?
- 음 3,000달러면 어떨까요?
- 네????
- 이런, 제가 너무 많이 불렀군요. 죄송합니다. 더 적게 주셔도 괜찮습니다.
- 아뇨, 너무 적어서 그렇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원한 연봉 3,000달러는 지금의 가치로는 7만 달러 정도다. 하지만 대학측은 연봉은 16,000달러로 지금의 가치로는 34만 달러 정도다. 지금(2025년 10월) 우리 환율로 환산하면 5억3천만원 정도 된다. 가진 것 없고, 배경도 없고, 조국에서는 박해만 받는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노벨상 수상자라고 해도 이미 20년 전의 일이었고, 나이도 이제 은퇴를 앞둔 60세였다. 그의 ‘머리’에 치른 값이 그 정도면 적당했을까?

사실, 아인슈타인의 머리는 태어날 때부터 보통은 아니었다. 1879년, 남부 독일의 울름(Ulm)에서 아기 아인슈타인이 태어났을 때 ‘머리’가 너무 커서 사람들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하지만 이 큰 머리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아기 아인슈타인은 세 살이 되도록 말도 제대로 못 했다. 이후로는 좀 나아졌지만 말을 하려고 한참이나 머뭇거려야 했다. 영락없이 뭔가 모자라는 아이처럼 보였다.

소년 아인슈타인은 나침반에 관심을 가지고 카드로 정교한 집을 만들며 노는 아이가 되었다. 친구와 잘 어울려 놀지 않고 제 세상에 푹 빠져 살았다. 친구들이 억지로 게임이나 하자면 선수보다는 심판 노릇이나 하길 즐겼다. 놀이도 관심이 없었다. 사람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대신 이런저런 잡다한 사물 특히 전기 현상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10세가 되면서 유클리드 기하학, 과학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공부는 썩 잘했다. 하지만 당시 독일의 권위 주의적인 교육 체계에서는 천재성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아인슈타인의 선생님들은 그를 과소평가했다. 입바른 소리만 골라가며 하던 아인슈타인을 좋게 보지 않았다. 교사들은 소년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별볼일 없는 어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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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의 아인슈타인. Public domain.


남부 독일의 중심 도시 뮌헨에서 명문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경쟁식 시험과 주입식 교육(!)'에 치를 떨고 중퇴한 후 이탈리아 여행을 다녔고, 독일 국적을 포기하고 스위스 취리히의 연방공과대학(ETH Zurich)을 졸업했다.

하지만 스위스에서도 여전히 틀에 박힌 교육제도에 적응하지 못했다. 대학 졸업은 했지만 스승이 추천장을 안 써주는 바람에 졸업과 동시에 백수 신세가 되었다. 지금으로 치면 이런저런 알바로 생계를 꾸리다 친구 아버지의 주선으로 ‘특허국’ 검사관 자리를 얻었다. 여기서 1년을 지내면서 여가 시간을 이용해 연구하여(주경야독으로) 쓴 논문 4편을 1905년에 물리학 학회지에 보낸다.

논문은 각각 광전효과, 브라운 운동, 그리고 특수 상대성 이론을 다루었다. 일급 과학자가 평생에 걸쳐 하나 쓰기도 어려운 훌륭한 논문이 4편이나 그의 큰 머리에서 나왔다. 물리학 역사에서는 1905년을 '기적의 해'로 부른다(그 100주년이 된 2005년을 세계 물리학의 해로 기념했다).

놀라운 논문들 덕분이었을까? 특허국 공무원이던 아인슈타인은 베른대학교에서 자리를 얻었고, 제1차세계대전이 발발 직전이던 1914년에 독일 최고의 연구시설인 베를린 카이저 빌헬름 연구소(KWG; 막스 플랑크 연구소 전신)로 초빙되었다(16세에 버린 독일 시민권도 다시 얻었다). 1921년에는 1905년에 발표한 논문으로 노벨상도 받았다.

하지만 1933년에 나치가 집권하면서 유대인 공무원들을 축출하자 국외 여행 중이던 아인슈타인은 “시민의 자유와 관용과 법 앞에서의 평등함”을 존중하지 않는 독일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는 공개 선언을 했다. 그러자 유대인이자 노벨상을 수상한 저명인사를 향한 독일 과격파 민족주의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는 그의 머리에 2만 마르크(당시 환율로 미화 5,000달러)가 걸렸다.

그 소문을 들은 아인슈타인은 “(내 머리가) 그만 한 가치가 있는 지 모르겠어요." 그가 프린스턴의 연구소에 요청한 연봉은 그보다 못 미치는 3,000달러였다.

1940년에 미국 시민권을 얻었으며 프린스턴(대학이 아닌 고등연구소)에서 말년을 보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그에게 엄청나게 많은 편지가 일본으로부터 날아왔다. 발신자는 일본 어린이들로, 왜 원자폭탄을 만들어서 우리 가족을 죽게 했느냐는 원망이 주된 내용이었다. 아인슈타인이 본의 아니게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알려진 탓이다. 아인슈타인은 아이들의 편지에 일일이 답장을 써주었다.

1952년 이스라엘로부터 대통령이 되어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맨해튼에 신설되는 의과대학의 개교에 힘을 보태었고, 이 학교는 1953년에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으로 개교했다(아인슈타인의 고향인 독일 울름의 울름대학교(1967년에 개교)는 교명을 아인슈타인대학교로 개명하려는 노력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말년에 복부대동맥류(AAA)진단을 받았지만 수술을 거부하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1955년 4월 16일 밤, 프린스턴병원 병상에 누워 자신의 수학 노트를 보았고 그날 밤 사망했다. 향년 76세.

그 병원의 병리의사 토머스 하비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적출해서 보관했다. 나중에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여러 병원으로 보냈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을 담은 뇌는 일반인들과 다르지 않을까? 그의 뇌는 수학과 관련된 하측 두정엽이 넓고, 교세포(gliocyte)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교세포의 기능은 아직도 잘 모른다).

20세기 최고의 천재, 큰 머리의 소유자인 아인슈타인의 뇌는 여러 조각으로 흩어져 아직도 보관되어 있다. 나중에라도 그의 뇌 구조에서 천재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그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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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올린을 수준급으로 연주한 아인슈타인, 1927년. Public domain.



** 참고문헌 **
1.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어니스트 볼크먼 지음/석기용 옮김/이마고/2003
2. 드라이빙 미스터 아인슈타인/마이클 페터니티 지음/최필원 옮김/문학세계사/2002
3. 과학자는 인류의 친구인가 적인가?/막스 페루츠 지음/민병준, 장세헌 옮김/솔/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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